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며
티없이 맑고 깨끗한 동심 담아

 
 

초록빛 파도소리
갈매기 울음소리

새하얀 초가집
사립문에 달아줄래!

바다와
조롱박들이
어울려서 놀아보게.

달님에게 보낸 편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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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적어도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소박하고 단순한 사상과 감정을 담아야 한다. 동시가 성인들이 흔히 읽는 시와 다른 건 바로 ‘어린이다움’이 있어서다. 때 묻지 않은 동심도 시를 읽고 나면 그 속에서 감동과 잔잔한 여운을 느끼는 법이다.

아동문학가로도 지역에 저명한 김숙 시인이 지난 4년 동안 문학지 ‘대전문학’을 비롯해 여러 문학단체 아동문학부문에 발표한 작품들을 모아 동시집 ‘달항아리’(도서출판 이든북)로 묶어냈다. 어린 시절을 동경하고 그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며 이들을 위해 지은 동시에는 그 옛날 그의 추억과 오늘날 손주들의 재롱을 보며 느낀 맑은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김 시인은 1부 달항아리, 2부 별 하나, 3부 봄 무침, 4부 제비들의 장난감으로 구분해 모두 90편의 동시를 담아내 “어린이들이 시 다운 시를 읽을 때 우리나라 말의 아름다움을 저축하고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길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문학사랑’, ‘아동문예’로 등단한 김 시인은 한남대학교사회문화대학원 석사학위를 거쳤고 한밭아동문학가협회장, 문학사랑 이사, 대전시낭송가협회원, 대전문학관 해설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평소 아동문학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열의를 보이면서 한국현대동시조문학상, 한남대학교총장상, 대전예총문화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시집 ‘천년초’, ‘살아있음이 행복하다’, 동시조집 ‘봄 꿈꾸는 제비꽃’, ‘별 바구니’ 등이 있다. 김 시인은 “동시는 어린이들을 위한 시이기 때문에 쓰는 이도 어린 동심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며 “시를 읽는 어린이들에게 살이 되는 마음의 양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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