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짜리 중고거래사이트서
25배 불어난 100만원에 거래
인증샷 유행 … 콜렉터까지 등장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문재인 대통령 관련 상품인 ‘이니 굿즈’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터넷상에선 ‘문재인 열혈팬’을 자칭하며 ‘이니 굿즈’ 인증샷을 게시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는가 하면 해당 상품만을 모으는 콜렉터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니 굿즈는 문 대통령의 애칭인 ‘이니’와 상품을 뜻하는 ‘굿즈(goods)’의 합성어다. 이니 굿즈라는 말은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이 미국을 순방하며 교민에게 선물한 미용세트가 누리꾼들에게 알려지면서 회자됐다. 이후 이니시계, 이니우표, 이니잡지, 이니안경 등 문 대통령과 관련한 상품이 줄줄이 등장했고 품귀현상까지 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열풍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마감과 더불어 더욱 점화되는 모습이다.

대표상품을 살펴보면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달 9일 출시된 문 대통령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한정판은 출간하자마자 종합 9위에 진입했다. 문 대통령 얼굴이 표지로 장식된 타임지 아시아판 지난해 4월호는 월간 판매량의 10배를 훌쩍 넘는 12만부나 팔려나갔고 아직도 판매 중이다. 일명 ‘이니시계’는 인터넷 중고사이트에서 여전히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시계는 청와대 공식 행사에 초청받은 사람이나 외국 손님 등에게만 선물하는 시계로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문양과 문 대통령의 정치 철학인 ‘사람이 먼저다’ 문구가 새겨져 있다. 한 중고거래사이트에선 12일 오전 100만 원, 90만 원에 매물로 나와 반나절도 되지 않아 판매 완료됐다. 김영란법을 우려해 원가 4만 원으로 제작된 시계가 25배나 불어나 거래된 것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인터넷 상에선 일반인부터 연예인까지 ‘#이니굿즈’ 해시태그와 함께 이니 굿즈를 찍어 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더불어 관련 상품들을 수집하는 콜렉터들까지 등장했다.

문 대통령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을 자신의 SNS에 게시한 직장인 이 모(32) 씨는 “어디가면 우스갯소리로 ‘나는 문재인 덕후’라고 소개한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앨범이나 브로마이드를 수집하는 것처럼 문 대통령을 존경하는 마음에 게시글을 올리게 됐다”며 “고가의 시계를 사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선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여유가 되는대로 하나하나 굿즈를 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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