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오늘밤 개막
대한민국 18일 스웨덴과 첫 경기

‘월드컵 후유증’을 고민해야 할 때가 돌아왔다. 즐길 때는 신나지만 모든 경기가 끝나면 막상 지친 심신을 위로할 길이 없어서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모두를 밤잠 설치게 만들지만 그라운드의 선수들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순간 간절히 바랐던 골이라도 터지면 없던 힘도 솟아난다. 월드컵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였다. 올해는 유독 북미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 등 굵직한 국내·외 이슈에 밀리며 국민적 관심이 저조한 상황에 월드컵 시즌이 시작돼 걱정스럽긴 하나 2018년 6월의 밤이 대한민국을 외치는 붉은 물결로 다시 한 번 뒤덮이는 광경을 마주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 편집자

세계를 뜨겁게 달굴 지구촌 최고의 축구 축제,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이 14일 밤 11시 30분(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개막, 개최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조별 예선 A조 첫 경기를 시작으로 내달 15일까지 33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관련기사 18면

러시아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펼쳐질 이번 축구의 대향연에는 지역예선을 뚫고 본선에 오른 세계 32개 국이 8개 조로 나뉘어 각 국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그라운드에서 치열한 축구 전쟁을 치른다. 아이슬란드, 파나마가 사상 첫 월드컵에 출전하고, 폴란드와 스웨덴, 이집트, 튀니지, 세네갈 등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월드컵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단연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여부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던 우리나라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10년 남아공월드컵 첫 원정 16강 달성 이후 월드컵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급기야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선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체면을 구겼다. 4년을 절치부심한 태극전사들은 태양이 지지 않는 땅, 러시아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F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18일 오후 9시 스웨덴과 첫 경기를 갖고, 24일 0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우리 대표팀의 조별 예선 마지막 상대는 27일 밤 11시 맞붙는 전차군단 독일로, 한국은 16강을 진출을 놓고 힘겨운 혈투를 펼쳐야 한다. 최근 오락가락한 경기력을 보이며 네 차례 평가전에서 1승 1무 2패를 기록하고 결전의 땅 러시아에 입성한 대표팀이 축구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통쾌한 반란의 대서사를 완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의 16강 진출과 함께 지난 대회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연속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떠오르는 관심사 중 하나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마리오 괴체의 결승골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한 독일은 다시 한 번 챔피언 자리에 도전한다. 월드컵 역사를 통틀어 연속 우승은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을 제외하곤 허락되지 않은 금단의 벽이다. 만약 독일이 2연패에 성공할 경우 무려 56년 만의 대기록 수립이란 역사를 쓰게 된다.

득점왕인 골든슈의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가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 대회에서는 콜롬비아 대표팀을 이끌고 6골을 넣은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골든슈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골든슈 후보로는 토마스 뮐러(독일),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 루이스 수아레즈(우루과이), 네이마르(브라질),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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