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결과] 부산 정치지형 '빅뱅'…민주당 싹쓸이 '파란 물결' 

6·13 지방선거가 부산의 정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14일 새벽 개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득표상황을 보면 시장에서부터 16개 구·군 기초자치단체장, 42개 시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물결'이 부산 정치판을 거의 뒤덮다시피 했다.

1995년 6월 이후 그동안 6차례 이뤄진 지방선거에서는 민자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진 보수 정당이 시장과 기초단체장, 시의원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민주당 등 진보 진영은 그동안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시장을 물론이고 16개 기초자치단체장, 42개 시의원 지역구 선거구에서 단 한 곳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치러진 첫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은 변화와 평화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당선을 확정 지으며 민주당 부산시당은 축포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민주당 후보의 부산시장 당선은 민선 지방선거 역사상 처음이다.

이어 16개 기초단체장 중에 강서구(노기태)를 비롯해 영도구(김철훈)와 북구(정명희), 해운대구(홍순헌), 연제구(이성문) 등 13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했다.

당초 예상하지 못하던 동래구(김우룡)와 남구(박재범), 사하구(김태석)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을 확정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원도심의 중구(윤종서), 동구(최형욱), 부산진구(서은숙)는 물론 한국당의 현역 구청장이 3선에 도전한 금정구(정미영)에서도 승리를 안았다.

사상구도 62% 개표율을 보인 자정께 민주당 김대근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송숙희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더니 새벽 4시께 당선을 확정 지었다.

부산시의원을 뽑는 42개 선거구도 푸른 물결이 뒤덮었다.

애초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5석을 넘어 임시회 소집요건 16석(정원의 3분의 1)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한국당을 완전히 압도했다.

비례대표를 제외한 선거구 42곳 가운데 민주당이 38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반면 한국당은 4곳에서 그쳤다. 오히려 한국당이 교섭단체 구성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14년 선거에서 한국당이 42곳 전부를 석권한 것과 비교하면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여기에다 해운대을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윤준호 후보가 당선을 확정하면서 한국당은 달라진 부산 민심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부산 민심의 변화는 2016년 총선에서 시작됐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5석을 확보한 데 이어 2017년 대선에서는 부산에서 사상 처음으로 진보 성향의 문재인 대통령(38.71%)이 보수의 한국당 홍준표 후보(31.98%)에게 승리했다.

이런 표심의 변화에 한반도 평화 분위기라는 이슈까지 더해지며 이번 지방선거가 '빅뱅'으로 이어진 것이다.

부산 정가의 한 관계자는 "민심의 바다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었지만 한국당은 이를 진단하지 못했고, 심지어 남북화해 무드 속에서도 보수 정당이 제역할을 찾지 못하자 부산시민이 표를 통해 준엄하게 심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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