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강사

선거를 통하여 선출된 정치인들은 당선된 그 순간부터 이미 다음 선거를 향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지역일꾼인 목민관은 취임하여서부터 임기가 끝나는 4년 동안 다음 선거가 아닌 오로지 지역과 주민을 위한 4년이 되어야 한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지역 일꾼이 주민을 위한 목민관이 될 수 있는 실천덕목을 제시하겠다.

▲다음 선거를 걱정하지 말고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여야 한다. 독일의 슈뢰더 전 총리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7년간 총리를 하였다. 이때의 독일 상황은 ‘유럽의 병자’라 할 정도로 심각한 경제적위기 상황이었다. 슈뢰더는 이런 경제적 위기가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총리직을 걸고 노동시장개혁과 구조조정을 했다. 그로 인해 노동계와 시민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샀고 그 때문에 다음 선거에서 패하였다. 그러나 슈뢰더가 물러난 얼마 후 개혁의 성과가 나타나서 독일경계가 다시 일어서게 되었다. 슈뢰더는 자신의 다음 선거 대신 조국의 미래를 택한 것이다. 과연 이 나라 정치지도자 중에는 슈뢰더처럼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조국의 미래를 위해 내던질 수 있는 진정한 애국의 지도자, 용기 있는 지도자가 있는가. 목민관이시여! 다음 선거를 걱정하는 4년 임기 되지 마시고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4년 임기가 되십시오. 지금부터 4년 후 선거를 바라보지 마시고 오로지 주민만 바라보는 4년 되십시오. 슈뢰더는 다음 선거에서 패했지만 독일 국민은 지금 그를 위기의 독일을 구한 총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직 주민만 바라보고 열심히 일한 4년이었다 해도 주민이 알아주지 못하고 뜻하지 않은 정치바람으로 슈뢰더처럼 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훗날 주민들은 열심히 일한 목민관으로 감사해하고 기억할 것입니다.

▲ 신뢰가 우선이다. 공자께서는 위정자가 인정(仁政)을 베풀 수 있는 기본 요건은 민신(民信) 즉 백성들로부터 믿음을 얻는 것이라 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즉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조직이든 지도자의 권위와 힘은 지도자가 가지고 있는 권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조직원들의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다. 조직원들의 신뢰와 지도자의 권위와 힘은 비례한다. 그래서 조직원들의 신뢰가 커질수록 지도자의 권위와 힘도 커지는 것이다. 목민관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욕(私慾)이 없어야 한다. 오로지 주민과 지역발전만 바라보고 공평무사(公平無私)하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업무처리와 인사를 한다면 직원과 주민들로부터 신뢰와 권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민관의 통치철학에서 공평무사와 공명정대가 빠져서는 안 된다 하겠다.

▲ 원칙과 능력위주의 인사가 되어야 한다. 목민관이 처리하는 업무 중에 인사업무의 비중은 지대하다 하겠다. 또한 인사업무처리 결과에 따라 목민관의 능력이 평가되고 목민관에 대한 신뢰도와 직원들의 화합과 사기진작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하겠다. 낙하산인사, 특혜인사, 정실인사, 보복인사 등 이처럼 원칙을 무시한 불공정한 인사는 직원들로부터 원성을 사게 되고 화합을 깨고 사기를 떨어뜨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인사가 만사라 했다. 공명정대하고 원칙과 능력위주의 인사라는 평을 받는다면 절반은 성공한 목민관이라 하겠다.

▲ 주민은 표의 대상이 아니라 섬김의 대상이어야 한다. 공자께서는 위정자는 백성을 언제나 공경의 마음으로 섬기라 했다.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은 주민 한사람 한사람을 표로 여기려 한다. 목민관에게 있어서 주민 한사람 한사람은 표의 대상이 아니라 받들고 사랑해야 할 섬김의 대상이 되어야 함이다.

▲ 다음 선거를 위한 선심성행정이나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자께서는 위정자가 나라 일을 처리할 때는 언제나 삼가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하라 했다. 목민관이 행정이나 사업을 처리하거나 결정할 때는 다음 선거를 위한 선심성행정이나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진실로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함인지를 우선순위로 하여 꼼꼼히 따져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 목민관이시여! 임기 4년 동안 다음 선거를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십시오. 4년 후 선거를 바라보지 마십시오. 오로지 주민만 바라보는 4년 되십시오.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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