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철 박사(배재대 산학사업·창업·LINC+ 팀장)

 
임승철 박사

사람들은 누구나 재화나 용역을 구매할 때 어느 정도 기대치가 갖는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비싸면 성능이 좋고, 싸면 ‘싼 게 비지떡’이라고 여겨왔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설명하는 과정으로 제품의 종류가 1개만 존재할 경우 X축을 지출비용, Y축을 효용이라고 가정할 때 투자되는 비용이 많으면 성능이 좋아지며 효용(만족도)도 높아진다고 한다.

서민들은 곁눈질로만 만족하는 수천만 원을 넘는 명품백이나 시계, 수억 원을 호가하는 수입자동차가 지금도 많이 소비되는 것을 보면 구매자들은 남과 다른 자신의 차별성과 우월감의 표현을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고 특정 브랜드(brand)를 구매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비패턴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고 최저임금 상승이나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추구하는 정책 등으로 인해 점포 창업주는 갈팡질팡 속앓이만 하고 있다. 이런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듯 직접 물건을 보고 만지고 체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한 단어가 있다. 바로 가성비(價性比)다. ‘가성비 최고’, ‘가성비 짱’, ‘미친 가성비’, ‘역대급 가성비’ 등 사이트에 따라 표현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가성비는 경제학의 신조어(新造語)로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의 줄임말이며 소비자가 구매를 위해 지급한 가격, 노력 등과 비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제품, 용역 등의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만족을 주는지를 의미한다. “It’s a bang for your buck!” (그거 가성비 최고인데!) 현 시대를 살아가는 프로슈머(prosumer)인 우리는 누구나 가성비가 높은 것을 선호한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반값 등록금의 영향으로 대학의 재정상황은 날로 어려워져 각종사업을 진행할 때 가성비가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된다. 특히 창업의 경우 학생들이 회사를 설립하고 매출을 통한 이윤창출 등의 성과를 도출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대학 입장에서 산학협력과 창업관련 사업은 노력과 비용 대비 가성비가 떨어지는 사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각종 사업마다 대학의 지원 의지를 평가항목에 두고 있어 재정이 어려운 대학의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이다. 하지만 과감한 도전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북미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대한민국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뜨거운 6월을 보냈다. 국제정세의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담보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우(愚)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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