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연극제 심포지엄서 제기
“원작 훼손 막고 충분한 지원 필요”

대전예술의전당 컨벤션홀에서 15일 개최된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전 심포지엄에서 이은경 연극평론가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강선영 기자

희곡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희곡 작품들이 무대화되는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주영 연출가(극단 혜윰, 울, 너머 대표)는 15일 대전예술의전당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전 ‘창작에서 공연까지’ 심포지엄에서 ‘희곡 공모전 작품의 무대화 과정’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홍 연출가는 “희곡은 본질적으로 미완성이다. 희곡에 쓰인 언어만으로는 작품이 의도하는 바를 완전히 표현할 수 없고, 무대에선 배우들 행동을 통해 완성되어간다”는 전제하에 “희곡 공모전 작품이 무대화되는 과정은 완벽을 추구하기에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희곡 공모전의 증가가 연극의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희곡 공모를 통해 선정된 희곡을 제작하는 것이 모두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선정된 희곡 자체의 완성도가 보장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연출가는 “희곡 공모 작품들의 양적 증가가 질적인 향상을 항상 담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모전 자체가 브랜드화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 나와줘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홍 연출가는 또 “제작 환경 역시 개선돼야 공모전 작품의 무대화에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제작환경이 열악하고, 원작을 훼손할 수 있는 제작 시스템이 한계가 있다”며 “제작비와 제작기간, 리허설과 공연환경이 충실한 작품을 제작하는데 제한이 많은데 공모전 작품의 목적과 취지를 생각한다면 타 공연에 비해 확실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공모전 작품이 선정되고 무대에 오르는 과정에서 제작팀에 의해 원작 훼손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하며 “작가가 배제하지 않도록 작품이 제작되는 더 좋은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예술 지원의 창작 플랫폼 현황과 성공의 조건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이은경 연극평론가는 발표를 통해 성공적인 창작플랫폼 지원을 하고 있는 기관으로 ‘두산아트센터’를 제시하고 지역에서 창작플랫폼이 성공해야 할 조건들을 제안했다.

이 평론가는 “지원 기관의 정체성이 뚜렷하고 지원시스템이 효율적이어야 한다”며 “지원은 하지만 간섭하지 않아야 하고, 연속적으로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 또 발전의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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