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중흥S클래스 제외 분양완판 실패
올 상반기 1만 6287세대 입주물량 과잉
미분양 물량 넘치는데 ‘엎친데 덮친 격’
무리한 아파트 건설로 매매・전세가 ‘뚝’

◆부동산 불황으로 건설업도 비상인 충남
충남에서의 부동산 문제는 전국에서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전과 세종이 처한 문제점을 동시에 안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대전의 문제인 주택 부지 부족은 일정 부분 들어맞는다. 충남에서 주택을 세워 제대로 된 분양성적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천안과 아산을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올해 충남에서 분양이 진행된 곳은 천안, 서산, 당진, 태안, 서천 등인데 이 중 건설사의 대표성이 높은 서산 중흥S클래스를 제외하면 모두 분양 완판에 실패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천안에서도 청약 미달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며 건설사 입장에선 “충남에서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토로한다.

세종의 과잉공급 문제도 충남에서 발생 중이다. 지난 1월 4958세대를 시작해 2월 609세대, 3월 3105세대, 4월 2795세대, 지난달 3880세대, 이달 940세대 등 1만 6287세대가 입주 물량으로 나왔다. 월 평균 2000세대 이상이 나온 셈이다. 문제는 충남에 미분양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충남의 미분양 주택은 9435세대로 전월(9738세대)보다 3.1% 감소하긴 했지만 경남(1만 3724세대)에 이어 많은 수준으로 전통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은 2900세대나 돼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처럼 미분양 주택과 준공후 미분양 주택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매월 쏟아지자 과잉공급으로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 누계 -3.14%, 전세가는 -2.84%를 기록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앞으로다. 적체된 물량이 많아 부동산시장과 건설업계에 큰 부담이 되지만 내달부터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란 점이다. 당장 내달 747세대, 8월 1999세대 등 2746세대가 새 주인을 찾는다. 여기에 이미 주택 착공 인허가 실적도 적지 않아 과잉공급 문제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충남의 주택 인허가실적은 2207세대로 올해에만 7981세대의 주택이 인허가 실적을 받았다. 결국 주택이 착공하면 성공적인 분양을 장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건설업계에겐 부담으로 다가온다.

지역 건설업 관계자는 “건설사에게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충남에 건설사가 분양에 나서는 건 실적을 위해서다. 실적을 채워야 자금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충남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건설사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분양 이후 입주 전까지만 물량을 해치우면 된다는 심리로 준공후 미분양 주택도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계자도 “입주 물량이 쏟아지나 분양은 안 돼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고 실적을 채우기 위해 건설사가 무리하게 아파트 건설에 나서 결국 물량이 적체되는 순환이 고착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건설사도 울며 겨자먹기 형식으로 분양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