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원 충남경찰청 기획예산계 경감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이유 중 하나는 조상들의 은덕을 기리고 그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뿌리 없는 나무는 없듯 조상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직장이나 사회, 국가 또한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의 노력과 눈물, 자기희생이 밑바탕이 되어 그 조직을 유지하고 발전시켰을 것이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누리는 삶과 행복은 그냥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과거를 살다간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6월이 되면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이들을 추모하며 숙연해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이들 중에는 조국을 위해 몸을 던진 애국선열도 있고, 이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호국영령도 있다. 특히, 충남은 충절의 고장답게 순국선열들의 정기가 서려있는 곳이다. ‘나는 나와 내 가족의 미래보다 조국을 선택했다’는 매헌 윤봉길 의사.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이라고 말했던 유관순 열사.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 문학을 통해 조국광복을 염원했던 만해 한용운의 일대기를 어렸을 때부터 듣고 배우며 자랐다. 이들의 공통점은 나보다는 남을, 가족보다는 조국을 먼저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 희생이 더욱 고귀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처럼 변화무쌍한 치안현장에서 주민의 안전을 지키다 별이 된 순직 경찰관들도 잊을 수 없다. 지난 2015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차디찬 새벽시간 경부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 현장조치를 하다 순직한 故조희동 경감. 현장 업무를 처리하다 교통사고로 순직한 故임창재 경장, 故김용관 경감, 故김종익 경위 모두 가슴에 묻어둔 소중한 동료들이다. 6월이 되면 그렇게 떠나보낸 동료들이 더욱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영결식장에서 오열하던 유가족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아직도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 짓누른다.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게 받드는 것은 오롯이 남겨진 우리들의 몫이다. 충남경찰의 혼이 되고 발자취가 되어 버린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충남경찰이 가야할 길에 어떠한 시련과 고난이 닥치더라도 우리를 믿고 의지하는 주민들만 바라보고 묵묵히 그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이 순직한 동료들의 뜻을 받드는 길이자 충남경찰이 걸어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충남경찰의 자부심이자 별이 되어 우리들의 가슴속에 빛나는 그들을 영원히 기억하며 추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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