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주거시설 515건, 이중 19%만이 낙찰
공주 임대아파트 245건 모두 유찰이 원인

부동산시장의 침체기가 계속되는 충남에 경매 적체 물량까지 늘어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주거시설의 경매 이월 물량이 적지 않아 부동산시장 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충남의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515건으로 전월(262건)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경매 물건이 급격히 증가하자 낙찰률이 크게 떨어져 19.8%의 물건만이 새 주인을 찾았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가 급격히 는 건 공주 신관동 소재 임대아파트인 덕성그린시티빌 245건이 경매로 쏟아져 나왔고 모두 유찰돼 낙찰률도 전월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다. 공주시는 덕성그린시티빌 부도임대주택 매입을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매입 후에는 국민임대주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문제는 낙찰 받지 못한 못한 413개의 경매 물건이 내달 경매에 다시 나오는데 그로 인해 충남 전체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충남의 주거시설은 경매 낙찰률이 30%대에 불과해 매월 경매 적체 물량이 생긴다. 여기에 입주 물량도 많아 입주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하락할 우려가 높고 실제로 하락하고 있는 중이다. 충남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변동률 누계는 -3.32%, -3.18%로 올 들어 단 한 번도 상승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 공주는 세종과 가까워 아파트 전세가가 크게 폭락 중인 세종으로의 유입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공주시의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보다 낮은 상황에서 덕성그린시티빌 245건 매입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자금을 마련해 주택을 매입하더라도 지난해 공주 월송지구 LH 천년나무 아파트가 입주한 만큼 임대주택 수요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지난 2월엔 공주월송3 국민임대 아파트가 분양을 한 만큼 공주시가 덕성그린시티빌 부도임대주택을 매입하더라도 입주가 적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충남의 입주경기실사지수 실적은 52.3으로 전국에서 강원(40), 울산(44.4), 충북(50) 다음으로 낮았고 이달 전망치 역시 57.1로 강원(46.6), 울산(47.3), 경남(48.1), 제주(50), 충북(55)에 이어 낮았다.

서지우 지지옥션 경매분석센터 연구원은 “충남의 주거시설 경매가 515건이나 진행됐는데 이는 전월보다 약 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덕성그린시티빌이 모두 유찰되는 바람에 낙찰률도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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