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 약일까, 독일까?
시의원 16석 전석 독식
‘그들만의 리그’ 우려 속
견제·감시 견제구 필요

지난 15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컨벤센터에서는 특별한행사가 열렸다. 단상에서는 20여 명의 웃음을 머금은 얼굴들. 양손에 잡은 당선증이 한눈에 들어온다. 

민선 제3기 세종시의회 지방선거 당선증 교부가 끝난 뒤 당선인들의 기념사진이 유난히 밝게 보인다. 웃음꽃이 만발하다.  이날 교부식에는 이춘희 세종시장 당선인 부인과 최교진 교육감 당선인, 시의원 당선인 등이 가족과 친지, 관계자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이날 재선에 성공한 서금택 당선인이 제3대 세종시의회를 이끌 모든 시의원들을 대신해 당선소감을 밝혔다. 

서 당선인은 “시민들의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꼭 약속을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은 특정인이나 당을 위한 것이 아닌, 시민들을 위한 봉사와 섬김의 약속이라는 것임을 가슴 깊게 새겼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밝지만은 않다. 그리 미덥지 않은 ‘그들만의 리그’ 쯤으로 보고 있다. 

시민들의 이 같은 반응은 SNS 등 인터넷과 여론에서 잘 나타나 있다. 우려의 요인 가운데 하나는 시의원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상념(想念)이다.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기능으로 건강한 시정을 펼 수 있도록 하는 견제구 역할을 우려하고 있는 것.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시장의 아성(牙城)을 엎고 ‘원톱’의 폭풍으로 거칠 것이 없었다. 

세종시장 당선자부터 시의원 16석까지 전석을 민주당이 휩쓸고 교육감까지 진보의 최교진 현 교육감이 선출됐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일당 독주 체제를 우려하고 있다. 마음만 먹고 밀어붙이면 안 될 것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내달 시의회가 개원되면 무려 1조 5000억의 시 예산이나 교육청의 7000억 예산규모, 조례안, 주요 정책 등이 철저한 검증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되거나 집행될 우려를 낳고 있다. 반면 ‘행정수도 완성’의 큰 틀에 한층 힘이 쏠릴 것 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춘희 시장의 민선 3기는 ‘행정수도 세종시 완성’이라는 마스터 플랜을 그리고 있다. 주민참여가 주도하는 ‘진정한 지방분권시대’에 일치된 의회는 활력소를 불어넣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 시장의 민선 3기 ‘대망론’을 함께 이뤄나갈 중차대한 시기와 의회의 역할론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시민 이익을 우선한 정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민을 위한 진정한 일꾼으로 ‘쓴 소리’와 ‘소신’으로 열정과 패기를 쏟아 붓는다면, 기대 이상의 의회 위상을 다질 기회로 보인다. 

시민들은 더 민주당의 독주체제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에 입각한 투철하고 참신한 의정활동을 갈구하고 있다. 나아가 뽑아준 지역 일꾼들이 함께 협력하고, 역량을 키워 의정사상 유례없는 찬란한 금자탑을 쌓아 올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