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타고르, 이노우에 야스시
문화현장 곳곳 누비던 원로언론인
한국·일본·인도의 예술문화 조명

 
 

“평생을 남의 일에 끼어들어 흠집이나 건드리며 살아온 모양새다. 이렇듯 얼룩진 나의 인생,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그래도 붓을 들 것인가? 그렇다. 노력해서 빼어난 박수를 받고 싶다.”
- 흠집 투성 언론인생 中

안영진 작가

원로 언론인이 바라론 세계 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언론인이자 문학평론가 안영진 작가가 문화칼럼집 ‘안영진의 문화기행’(도서출판 오늘의문학사)을 펴냈다. 칼럼집에는 언론인 시각이 투영된 문학, 예술, 종교, 사회, 정치, 외교 등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일관성 있게 담겨있다. 특히 문화 현장을 누비던 기자로 인터뷰한 글부터 자신을 돌아보는 회고담까지 그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1부에서는 인도의 대문호 타고르(Tagore)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시작으로 ‘순교자’의 작가 김은국의 이야기를 비롯해 애국 시인 윤동주, 일본의 소설가 이노우에와 문단의 거성으로 꼽히는 이생진 시인의 글을 실었다.

2부는 백제마을로 불리는 미야자키에 대한 기억과 일본의 불교문화를, 3부에서는 테레사 수녀와 안 작가의 인연, ‘비폭력 불복종’을 외쳤던 간디에 대한 생각을 전하고 4부에선 공주 무령왕릉의 역사적 발견을 목도한 소회와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관계를 조명하는 글 등 23편의 수필을 실었다. 안 작가는 “지팡이에 의지하는 요즘, 만약 잡문을 쓸 기회가 있다면 반성문이나 써야 할 것 같다. 나의 언론 생애는 필화, 설화, 실수투성이로 얼룩진 모습이어서 부끄러울 뿐”이라며 부디 독자에게 이 책 한 권이 진정한 마음의 양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1930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안 작가는 1958년 언론계에 입문해 대전일보와 중도일보에서 편집국장과 주필을 지냈으며 전국지방지 편집국장협의회장을 역임하는 등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한다. 이 외에도 국제PEN클럽 대전시위원회 회장, 아시아작가대회 대전유치 조직위원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학술활동도 펼쳤고 대내?외적으로 그 역량을 인정받아 충남문화상, 자유중국문인협회장상, 대전문화예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백제칠백년’(1967), ‘현해탄은 말한다’(1998), ‘동서양의 명사들’(2001) 등이 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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