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진국 대비 최대 40%P 차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 자산의 75%는 토지, 건물 등 비금융자산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편중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7년 국민 대차대조표(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순자산은 1경 3817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741조 5000억 원)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1730조 4000억 원) 대비 국민순자산은 8배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비금융자산은 1경 3551조 5000억 원으로 전체 국민순자산보다 큰 6.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금융자산 중 토지자산(7438조 8000억 원)은 6.6%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토지자산이 전체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 54.9%다. GDP 대비 토지자산의 비율은 2014년 417.9%에서 지난해 429.9%로 더 올랐다. 토지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가 축소됐으나 혁신도시, 제주와 세종의 개발 등에 힘입어 2014년 이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다만 2012년 세종시 출범, 2013년 이후 지방 혁신도시 개발 등으로 토지자산의 수도권 집중도는 완화 양상을 띠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토지자산 비중은 2010년 61.4%에서 2016년 57%로 낮아졌다. 토지유형별로는 공원, 체육용지 등 문화오락용 토지와 건물부속토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가계 자산의 부동산 편중현상은 타 국가에 비해 심하다. 가계·비영리단체 순 자산 중 비금융자산 비중은 75.4%로 프랑스(68.5%), 독일(67.4%), 일본(43.3%), 미국(34.8%) 등 주요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순 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266조 원으로 1년 전보다 69조 8000억 원 감소했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이 8062조 7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순자산의 58.4%를 가계·비영리단체가 차지했다. 가계·비영리단체(529조 6000억 원), 일반정부(276조 1000억 원) 등은 전년에 비해 순자산이 늘었지만 비금융법인은 70조 2000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 국민대차대조표의 가계·비영리단체 기준 가구당(2.48인) 순자산은 3억 8867만 원으로 추정된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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