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 무렵부터 쉴새없이 주문 몰려
맥주매출 늘어난 편의점도 월드컵 특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대한민국의 첫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대표팀 응원 열기가 야식업계의 매출을 견인했다. 우리 대표팀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패했지만 치맥(치킨+맥주)은 날개를 달았다. 4년 만에 찾아온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린 거다.

이번 스웨덴전은 경기를 시청하기 딱 좋은 오후 9시에 시작됐다. 많은 시민들이 거리응원에 참여하거나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 TV 앞에 모여 앉았다. 퇴근시간 무렵 시작된 치킨 배달 경쟁은 이날 밤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19일 치킨 프랜차이즈 BBQ에 따르면 이날 매출은 전주 같은 날 대비 110%,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이어진 월드컵 초반 경기에서도 약 50%의 매출 상승이 나타나 월드컵 특수가 건재함을 증명했다. BBQ는 이번 월드컵 경기의 대부분이 매장 운영시간에 열리는 만큼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치킨업계가 월드컵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월드컵 기간 내 가맹점 영업 지원, 특정일 발주 시스템 운영, 월드컵 프로모션 등으로 매장 운영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대전의 한 BBQ 매장 업주는 “스웨덴전에 대비해 평소보다 2배 정도 신선육 등 원부재료를 넉넉히 주문하고 배달 및 내점 직원도 보충했지만 주문이 밀려들어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며 “몸은 힘들지만 이 같은 월드컵 특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월드컵은 편의점업계의 매출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효자 상품은 단연 맥주와 야식거리다. CU가 지난 18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주요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이날 상품 매출은 전주 대비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맥주는 511.2%, 6배 넘게 매출이 늘었고 마른안주류(370.4%)와 육가공류(321.1%), 냉장즉석식(307.8%) 매출도 크게 상승했다. GS25도 전국 점포에서 맥주 매출이 274.6% 증가했다고 밝혔다. 안주류는 153.3%, 간편먹거리는 98.2%, 냉동식품은 92% 늘었다.

다만 이 같은 월드컵 특수는 오래 지속되지 못할 공산에 커진데 따른 아쉬움도 남아 있다. 월드컵 특수 자체가 예전만 못하고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도 희박해짐에 따라 월드컵 열기가 빠르게 식지 않겠느냐는 우려에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불경기에 침체를 겪던 상황에 이번 월드컵으로 배달업계 뿐만 아니라 대형스크린을 둔 음식점, 술집 등 외식업계가 호재를 맞았지만 월드컵 특수가 조금씩 잠잠해지는 추세에서 우리나라가 1차전에서 아쉽게 패해 향후 응원 열기가 식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drago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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