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충남·북 기초단체장 당선인 배출 8곳
정계 개편, 與 태풍에 2년 뒤 총선 성적표 벌써부터 주목

집권여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기초단체장 31석(대전 5개 구, 충남 15개 시·군, 충북 11개 시·군) 중 23석을 거머쥐었고, 나머지 8석이 자유한국당의 몫으로 돌아갔다. 대전 5개 구청장직을 싹쓸이한 민주당은 충남에서 11곳, 충북에서 7곳에 승리의 깃발을 꽂은 반면 한국당은 충남·충북 각 4곳씩 만을 차지한 것인데, 대부분 한국당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역구로,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까스로 ‘수성(守城)’을 하긴 했지만 1년 10개월 뒤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한국당은 충남 보령시장 선거에서 김동일 현 시장이 50.77%를 얻어 민주당 김기호 후보(40.55%)에 10.22%포인트 차로 꺾었고, 서천군수 선거에선 노박래 현 군수가 37.06%를 득표해 민주당 유승광 후보(32.03%)를 5.03%포인트 차로 눌러 재선에 성공했다. 또 홍성군수 선거에서 김석환 현 군수(43.43%)가 민주당 최선경 후보(40.68%)에 신승을 거뒀고, 예산군수 선거에서 황선봉 현 군수(59.79%)가 민주당 고남종 후보(40.20%)를 제압하며, 김 군수는 3선, 황 군수는 재선 고지에 올랐다.

한국당이 당선인을 배출한 보령·서천은 김태흠(재선), 홍성·예산은 홍문표(3선) 국회의원의 지역구로 거센 민주당 바람 속에서도 이들은 저력을 과시한 셈이 돼 지역구 기초단체장 수성에 실패한 정진석(공주·부여·청양, 4선), 이명수(아산갑, 3선), 성일종(서산·태안, 초선) 의원과 대조를 이룬다. 그렇지만 한국당의 민선 7기 지방선거 참패 여파로 이들은 2년 뒤 지역 유권자들의 신임을 다시 얻으리라고 자신하기 힘들어졌다. 보수 대혁신과 정계 개편의 파고 속에 어떤 불똥을 맞게 될지 쉽사리 점칠 수 없고, 해당 지역구에서 국회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는 민주당 후보들의 도전이 첨예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보령·서천에선 김 의원과 3선 서천군수를 지낸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 간의 재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롭고, 홍성·예산에서는 여야 승부에 앞서 충청대망론의 새로운 불씨를 지피려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홍 의원을 주저앉히고 한국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한국당은 충북에선 조길형 현 충주시장(50.66%)이 민주당 우건도 후보(49.33%)에 불과 1.33%포인트 차로 아슬아슬한 승리로 재선된 것을 비롯해 단양군수(류한우 48.64%, 재선), 영동군수(박세복 53.78%, 〃), 보은군수(정상혁 40.05%, 3선) 선거에서 현진 군수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 가운데 충주는 이종배(3선), 영동·보은은 박덕흠(재선) 의원의 지역구로, 본인의 지역구 기초단체장직을 민주당에 내준 정우택(청주 상당구, 4선), 경대수(증평·진천·음성, 재선) 의원과 대비되지만 이들 역시 김태흠·홍문표 의원처럼 2년 뒤를 편하게 내다보기 힘들다. 단양의 경우 20대 총선에선 한국당이 승리했던 곳이지만 권석창 전 의원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지난달 11일 의원직을 상실,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선거에서 민주당(이후삼 후보가 47.74% 득표해 당선)에 빼앗겨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충청권 국회의석 27석(대전 7석, 세종 1석, 충남 11석, 충북 8석)은 2016년 20대 총선 결과, 당시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이 14석, 민주당이 13석을 점유했다. 하지만 지난해 5·9 장미대선을 통해 여야가 뒤바뀐 뒤 치러진 이번 재·보선을 거치며 민주당 15석, 한국당 12석으로 재편됐다. 한국당이 천안갑(이규희 후보가 57.78% 득표해 당선)과 제천·단양 재선거에서 패하며 2석을 내줬기 때문으로, 2년 뒤 양당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그에 앞서 정계 개편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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