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시각지능 칩 기술이 연결된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지하고 있다.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기존대비 수십 배의 연산량을 처리하면서도 소형이며 저전력으로 인공지능(AI)의 ‘눈’이라 불리는 시각지능 칩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신경 연산량을 수십 배 감소시켜 연산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시냅스 컴파일러 기술과 낮은 소비 전력으로 사람 두뇌의 신경연산을 모사(模寫) 하는 시각지능 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ETRI가 개발중인 시각지능 칩 크기는 5㎜ x 5㎜로 성인 손톱크기의 절반 정도다.
기존 소프트웨어(SW)를 이용해 물체를 인식하는 칩은 초당 1회 가능한데 반해 연구진이 개발한 칩은 초당 33회 물체인식이 가능하다.
아울러 신경연산의 속도는 높인 반면 에너지는 줄였다.
현재 수준의 칩은 데이터를 넣게 되면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써서 연산을 수행하는지 여부를 밝힐 수 있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한 개의 칩을 의미하는 뉴런을 256개 연결해 데이터 연산 수행을 시연했다.
연구진은 인공신경망의 방대한 양의 신경연산과 뉴런 간 연결성 분석을 통해 신경망 성능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최적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신경망 학습 방법인 시냅스 컴파일러 기술을 찾았다.

해당 기술을 통해 신경망 학습을 적용하면 기존 기술대비 10분의 1 미만 정도의 적은 신경연산을 통해서도 동일 성능을 확보 할 수 있다.
연구진은 반도체 칩에서 인공지능 연산을 수행시 필요한 소비에너지를 감소시키기 위해 ‘뉴런회로 기술’도 개발했다.

기존 디지털 회로 기반 연산기와 두뇌 뉴런의 동작을 모방한 아날로그 회로를 융합해 초저전력 아날로그·디지털 하이브리드 뉴런 회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지난해말 뉴런 칩을 실제 구현, 기능을 검증한 바 있으며 이 뉴런 칩을 이용해 시각지능 칩을 만들게 되면 기존 CPU 및 GPU를 활용하는 SW 기술 대비 약 100분의 1 에너지만으로 시각지능 기술이 가능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딥 러닝이나 방대한 양의 정보 처리를 SW로 처리하기 위해선 이를 담당할 서버나 데스크톱 PC가 필요했다.
CCTV나 드론, 자율주행차가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하기 위해선 중앙 서버로 연산 정보가 이동된 후 처리되는 것과 같다.

ETRI는 이번 칩의 개발로 소형 칩을 저전력화 해 향후 스마트폰이나 CCTV 등에 기존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CPU옆에 바로 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연구진이 개발한 칩은 CCTV 등에 내장시 데이터 중 특정상황인 움직이는 물체나 사람만을 특정해 정형화된 의미정보만 뽑아낼 수 있어 적은양의 데이터 처리에 따라 속도도 빨라지고 연산량도 줄일 수 있다.

ETRI는 올해 자율주행차 인식과 관련된 애플리케이션도 연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 자율주행차 인식 전용칩을 만들 계획이며 결과물은 내년 상반기중 시연이 가능할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우선 감시카메라 제조사에 내년 기술이전 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에 있어 핵심 특허로는 시냅스 컴파일러 기술, 하이브리드 뉴런 회로, 시각지능칩 아키텍처 등으로 현재 10여 건의 국제특허 출원을 추진 중이며 관련 SCI 논문 3편을 발표 완료한 상태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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