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도지사 당선인이 안희정 전 지사가 쓰던 관사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양 당선인의 민선 7기 도정을 준비 중인 ‘더행복한충남준비위원회’ 관계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양 당선인이 관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 당선인은 관치시대의 산물이면서 호화롭다는 지적을 받은 데다 안 전 지사의 성추문을 연상케하는 관사의 사용 여부를 도민 의견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선인의 의견수렴 방침과 함께 관사는 언론에 전격 공개돼 내부 모습까지 속속들이 전파를 탔다. 일종의 검증과정을 거친 셈이다. 양 당선인은 관사를 정무적 기능의 업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권위주의 정치의 유물이라는 부정적 여론과 호화 논란을 의식해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양 당선인은 당분간 천안 자택에서 내포신도시로 출퇴근하면서 도청사 인근 아파트나 주택을 관사로 마련할 예정이다. 공유재산 취득에 관한 조례 통과 등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취임 후 2~3개월 가량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 관사 활용방안은 앞으로 여러 의견을 검토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준비위 측은 밝혔다.

도청사가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2012년 말 준공된 도지사 관사는 홍성 홍북읍 신경리 일원의 땅 2150㎡(650평)를 12억 1400만 원에 사들여 연면적 340.8㎡(103평) 규모로 지어졌다. 공사비로 6억 2800만 원이 들어갔다. 건물은 모두 4개동이며 관사공간이 231㎡(70평)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창고와 차고, 경비실이 각각 30~40㎡ 면적으로 들어섰다.

관사 전기료와 상하수도, 가스요금 등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800만 원이 쓰였다. 연평균 1360만 원 꼴이다. 청경 인건비까지 더하면 연간 관사 운영관리에 드는 예산은 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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