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봉 시인

인생살이는 전쟁과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전쟁은 얼마든지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전쟁을 아름답게 한다. 모순 같은 표현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다. 습관한테 진다면 불가능한 일일 테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습관을 지배하게 된다. 그러면 아름다운 전쟁이다. 어느 CEO는 ‘아침에 하루 일의 절반을 할 수 있다’라는 말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시간을 유효하게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전쟁에서 질 수가 없다.

봄이 오기 직전이 가장 추운 법이고,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산속의 적은 물리치기 쉬워도 마음속의 적은 그렇지 못하다. 사랑은 불완전한 인간을 빛 고운 종이로 포장해주고 마냥 바라보게 만들어준다. 진정한 사랑은 소유하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곱씹어 봐야 할 내용들인 것만은 틀림없다.

남에게 속는 사람을 자주 본다. 그건 내가 남보다 영리하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사기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 호랑이 담배 피우는 시절도 아니고, 도끼로 달나라의 계수나무를 찍어내는 시절도 아니다. 사기 수법이 진일보했다지만 그들한테 속아 넘어간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도자급 위치에 있는 사람도 사기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우울해진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죄인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자신을 죄인으로 여기는 사람과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는 죄인인 두 종류 말이다. 아무리 곤경에 처해도 당황할 일이 아니다. 당황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니다. 그럴 때일수록 여유를 갖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나 당황하다 보니 더욱 헤어날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지고 만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있다. 마음이 원래부터 없는 이는 바보이고, 가진 마음을 버리는 이는 성인이다.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는 이는 똑똑한 사람이고, 비뚤어진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누구나 다 성인(聖人)이 될 수 있는 자질을 안고 태어났다. 그런데도 성인이 되는 사람은 적다. 자신의 것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방이 다 막혀도 위쪽은 언제나 뚫려있다. 하늘을 바라보면 희망이 생긴다. 젊음은 마음의 상태이지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이 중에도 애늙은이가 있고, 늙은이 중에도 푸른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매력을 가지려 노력해야 하고, 선행을 베풀어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돼야 한다. 매력은 눈을 놀라게 하고, 미덕은 영혼을 사로잡는다.

믿음은 정기적으로 매일 사용해야 하는 칫솔과 같은 것이라 생각하면 좋다. 남의 것은 나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다. 남이 나를 믿지 않는다고 한탄할 필요가 없다. 내가 믿음을 주는 행동을 지속하면 얼마 안 가 그는 이미 내 편이 돼 있음을 발견한다. 이성간에 눈이 맞고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눈에 띄는 외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은 기질과 개성이 잘 맞기 때문이 아닐까?

때때로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위에 내 생명을 설계한다. 매일매일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다 보면 아주 멋진 삶을 설계할 수 있다. 죽음과 부활의 기로에 서 있다 생각하는데 어찌 가벼운 인생행로를 걸어갈 수 있을까?

두 도둑이 죽어 저승에 갔다 하지 않는가. 한 도둑은 남의 재물을 훔쳐 지옥에 갔고, 또 한 도둑은 남의 슬픔을 훔쳐 천당에 갔다. 후자 같은 도둑은 칭찬받아 마땅한 도둑이다. 행복의 모습은 불행한 사람의 눈에 더 크게 보이고, 죽음의 모습은 병든 사람의 눈에 더 크게 보이는 법이다.

멀어질수록 돋보이는 삶과 가까워질수록 희미해지는 삶 중에서 나는 어느 삶을 선택할 것인가? ‘죽어서 향기 나는 이름을 남길 것인가? 썩은 두엄 냄새 나는 이름을 남길 것인가?’는 순전히 내 행(行)에 달린 것이란 걸 잊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상대를, 좋은 쪽으로 이끄는 사람은 사다리와 같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두 발은 땅에 있지만 머리는 벌써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인 듯싶다. 떠날 때 시간이라는 모래밭 위에 남겨놓아야 하는 발자국을 기억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기를 희원한다. 받는 기쁨은 짧고, 주는 기쁨은 길다. 늘 기쁘게 사는 사람은 주는 기쁨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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