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도 찾기나선 특정 종교 단체
대학 온라인서는 특정 종교 경험담 잇달아
이단·사이비에 대한 기본적 이해 절실

#. 학업, 가정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해 특정 종교에 빠졌던 대학생 정 모(24·여) 씨는 최근에서야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심한 우울감에 길을 가다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야 자신의 앞길이 펴진다’는 한 종교 신도의 권유를 받고 그간 수십 만 원 상당을 헌금 명목으로 내왔다. 뒤늦게 지인들의 만류로 종교 생활에서 벗어났지만 부모의 도움없이 자립 생활을 하던 그의 통장은 이미 잔고가 거덜 난 상태였다.

매해 신학기면 유행하던 캠퍼스 내 찝찝한 소문이 종강을 맞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몇몇 특정 종교단체들이 내부 교인들을 통해 젊은 신도 수혈(?)에 나서며 대학생들의 눈총을 받고 있어서인데 온라인 상에선 이들에 대한 목격담, 피해 사례 등이 급속히 퍼지면서 대학가는 요즘 뒷맛이 영 개운찮은 방학을 맞고 있다.

대학생들이 특정 종교를 경계하고 나선 건 그들의 종교적 믿음에 대한 의심이 아닌 그동안 사회적으로 몰고 온 파장의 잔상이 남아있는 탓이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배척할 일은 아니지만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에 오르내리는 몇몇 단체는 그간 이혼, 가출, 자살, 구타 등 가정파괴 주범으로 지목받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특정 종교단체들이 이전의 단순한 거리 포교 방법을 넘어 일상의 가장 흔한 영역을 통해 접근하면서 대학생은 물론 성인들도 제대로 된 종교단체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지역 A 대학교에 재학 중인 최 모 씨는 “요즘도 캠퍼스를 돌아다니다보면 평화나 봉사 행사를 명목으로 학생들을 모집하는 단체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학교 SNS에도 특정 종교단체가 포교에 나서는 사례나 경험담들이 잇달아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으면 혹시라도 내가 당사자가 될 경우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 흔한 말로 ‘이단’ 또는 ‘사이비’로 지목되는 특정 종교단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접근한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특히 “얼굴에 복이 많으세요”라는 목격담으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B 종교단체가 대표적이다. 이들 종교는 한 인물을 신격화하고 숭배하는데 특히 조상 숭배라는 우리 전통의 문화적 접근방식으로 상대와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조상에게 덕을 쌓아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돈을 걷기도 한다. B 단체 이외에도 최근들어 몇몇 종교단체들은 각종 대회를 개최하고 홍보활동을 전개해 신도를 포섭하거나 교단 내 젊은 신자가 학생에게 접근하도록 한 뒤 설문조사를 요구하며 자신들의 종교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종교 전문가들은 대학생들도 종교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흔히 말하는 이단과 사이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학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만 갈수록 치밀해지고 정교해지는 특정 종교집단의 접근에서 분명한 자기 판단을 할 수 있어서다. 한 종교 전문가는 “비밀 모임을 권유한다던지, 자신들과의 만남을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하면 꼭 의심해봐야 하는데 널리 알려진 단체가 아니라면 만남 자체를 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혹시라도 지인이 수상하고 의심스런 종교 모임에 다니는 것을 알게 되면 당사자에게 먼저 말하지 말고 전문가나 관련 단체에 문의를 통해 해결하는 게 수월하다”고 조언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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