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한탄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대학입시 제도의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최근 특목고와 일반고 이중 지원의 길이 열리면서 당장 고등학교 입시에서도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겪어야 하는 제도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2022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작업이 시작돼 대입제도의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시와 정시의 비중에 대한 개편에서부터 수능 과목 구조와 출제 범위 등이 종합적으로 바뀌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고등학교 입시제도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고교 서열화를 없애겠다는 취지로 정부가 자율형사립고,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와 일반고 입학전형의 동시 실시를 추진했지만 헌법재판소의 효력정지 결정으로 다시 이중지원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계속되는 입시제도의 변화의 직격탄을 맞아야 하는 중3 교실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 같은 입시제도의 변화움직임은 20년 전의 입시제도 개편과 맞먹는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당시 이해찬 교육부 장관은 고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무시험 전형과 특별전형을 대폭 확대했다. 당국이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고 공언하면서 당시 중 3학생들은 느슨한 분위기였다. 이들이 고등학생 때엔 야간 자율학습이 사라졌고 월별 모의고사도 자취를 감췄다.

이런 결과는 어떠했는가. 이들이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는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역대 최저점을 찍었다. 성급했던 교육개혁의 희생양을 빗대 ‘이해찬 세대’라는 수식어까지 붙어야 했다.

중3 교실이 흔들리는 것은 이런 과거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이해찬 세대’에 이어 ‘김상곤 세대’가 출현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이다. 게다가 대입제도 공론화위원회가 내놓은 시나리오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학종은 금수저 전형’ 혹은 ‘수능은 과도한 줄 세우기’ 와 같은 특정 단체의 일방적인 구호만 부각되면서 중3 학생들의 혼란만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공론화위가 7월까지 국민대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받고 있어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결과를 본 후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중3 학생이나 학부모가 느끼는 감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들이 불안감을 벗어버리고 정상적으로 입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백년을 내다보는 교육지계라는 점에서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있어야겠지만 교육현장에서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려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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