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대학 풀뿌리사회지기학교 학생들
규모 6.5지진 발생한 日구마모토 찾아
재난에 대처하는 ‘현지인의 지혜’ 기록

“당연하게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삶은 계속됐다. 계속된 삶을 마주하는 방식은 모두 달랐다. 우리는 재난 이후의 삶에 눈을 마주치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주로 만났다. 그들이 하는 활동의 근본에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한다’는 자세가 있었다.”
-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中

일본 후쿠오카현 아사쿠라시 하키하야시타 지구에서 펼친 봉사활동

지난 2016년 4월 14일 오후 9시 26분.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6.5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계속된 여진은 16일 7.3으로 그 규모를 키웠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기록한 최대 규모의 지진에 땅도, 사람도 울었다. 자연의 위력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할 수밖에 없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 아픈 기억이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구마모토 지진 현장에 가다’(도서출판 월간 토마토)의 탄생은 그럼에도 세상에 대한 희망은, 인간의 삶은 계속돼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됐다. 책 속에선 대안대학 풀뿌리사회지기학교 배울이(학생) 권다은·김민주·지민준·김연태·마원강·윤혜진·이권호·박미르 씨가 지진 이후 구마모토 현장을 찾아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만나 좌절의 경험에서 희망을 되찾은 지혜를 기록했다. 특히 그 해 우리나라에서도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진도 5.8의 강진이 경북 경주를 덮쳐 자연재해에 대한 경계심이 여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었다.

무너진 구마모토성

그래서 일본의 지진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찾아나선 거다. 이들은 후쿠오카 홍수 피해현장을 비롯해 구마모토시, 미나미아소촌, 야마토정을 찾아 지진 이후 침체에 대처하는 그들만의 방식을 목격했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하며 각자의 감성으로 그들의 삶을 바라봤고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던 재난이 삶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은 지진 현장을 시작으로 이곳에서 새 삶을 꿈꾸는 사람들, 재난에 대비해야만 하는 숙명을 짊어진 우리네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여덟 가지 갈래로 실었다. 현장을 함께 찾았던 지민준 씨는 “구마모토 현장 방문은 모르는 것을 배우고 내가 아는 세상을 확장하는 과정이었다”며 “이 한번으로 완벽하게 와 닿기는 힘들겠지만 재난이 ‘우리’의 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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