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본 계룡산 지역은 국민이 주인인 시대의 수도(首都)로 알려져 왔다. 계룡산의 주산인 천황봉의 기운이 동쪽의 대전, 남쪽의 계룡, 서쪽의 공주와 논산, 북쪽의 세종을 각각 형성하고 있다. 대전의 서북쪽에 위치한 국립대전현충원의 풍수적 지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예부터 유교 사회에서 새로운 왕조가 시작되면 도읍을 정할 때, 왕이 나라를 세우고 궁실(宮室)을 영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종묘와 사직(社稷)을 세워 조상의 은덕에 보답하며 경천애지사상(敬天愛地思想)을 백성에게 널리 알리고 실천케 했다. 종묘는 역대 왕과 왕후의 사후 신주를 봉안하는 곳으로 최고 권력자인 왕의 조상을 모시는 신성한 장소로 풍수적 관점에서 입지를 선정했다. 현대에 와서 국민이 주인인 시대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존경받을 분들을 모시는 곳으로 현충원이 이에 해당된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립현충원은 서울 동작동과 대전 갑동 두 곳에 위치한다.

국립대전현충원은 계룡산의 동쪽이며, 대전의 서북쪽인 건(乾)방향에 위치한다. 이는 풍수의 24개 방위에서 가장 높은 자리이다. 천황봉의 기운이 쌀개봉 근처에서 은밀히 동쪽으로 맥이 흘러 나와 동학사 남쪽 앞산인 황적봉, 치개봉과 밀목재를 지나 관암산, 백운봉에서 방향을 북쪽으로 향하여 수통골인 도덕봉을 지난다. 이어서 유성에서 동학사로 넘어가는 삽재를 거쳐 갑동의 뒷산인 갑하산을 올라 신선봉으로 기운이 뻗으면서 숨고르기를 한 후 동쪽 방향으로 맥이 나와 두리봉으로 주맥이 흘러 아래에 명당이 형성된 곳에 국립대전현충원이 위치하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은 국내 최대의 명산인 계룡산의 기운이 뭉쳐진 곳으로 산의 기운인 산세를 보면, 두리봉이 명당의 현무에 속하며 지족동의 매봉산과 지족산이 좌측의 기운을 감싸는 좌청룡의 역할이다. 우측에 위치한 덕명동의 도덕봉과 옥녀봉, 유성골프장이 우백호에 해당하며, 현무의 지세는 현충문 앞 현충문 광장과 호국 분수탑이 있는 곳이다. 명당 앞 쪽의 기운을 볼 수 있는 안산에 해당되는 것이 노은동의 왕가봉이 낮은 자세로 혈장을 감싸고 있다.

또 물의 기운인 수세를 살펴보면, 혈장의 좌측인 산수골과 사다랑이골로 형성된 물이 현충탑 정면의 저수지인 현충지에 머물다가 갑하산과 두리봉의 계곡물과 합류하여 현충원 정문 앞으로 감아 돌아감으로써 물이 좌에서 우측으로 흘러 물이 빠져 나가는 곳이 잘 형성되어 기운을 오래 머물도록 조화가 잘 이루어진 형국이다.

따라서 대전현충원은 신선봉과 두리봉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산이 둘러있고, 배산임수와 사신사가 혈장을 보호하는 최고의 자리이다. 여기에 모셔진 호국 영혼들의 좋은 명당터가 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과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주역들에게도 좋은 기운을 제공하여 다가올 계룡산시대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나아가 선봉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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