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총 회장

 

대입제도 개편논의가 진행중이다. 교육은 모든 학부모의 관심이고, 현재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될 제도여서 관심이 뜨겁다.

국가교육회의는 학생, 학부모, 교원, 입시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통해 대입제도 개선 4가지 의제를 선정했다. 의제는 수능(정시)과 학생부(수시)전형의 선발비율,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비율, 대학의 자율권 유·무의 조합이라고 정리 할 수 있다. 앞으로 7월중 국민대토론회, TV토론회, 온라인 의견수렴을 병행하면서 8월초 시민참여단의 숙의 과정을 거처 공론화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그런데 대입제도보다 교육의 본질에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개정하려면 무엇이 문제인지를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대학입시 선발제도에 국한하고 있어 현재 개선방안은 일반고와 특목고, 자사고 학생간의 유·불리의 문제로 귀착되고 있다.

교육의 문제는 무엇인가? 첫째, 교육의 표준화와 암기위주의 현행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개성을 실현할 수 있는 개인화 학습으로 전환 할 필요가 있다. EBS 강의로 전국의 학생을 표준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인공지능이 기억과 분석 능력을 대체하는 미래사회에서 암기력 중심의 능력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없을 뿐 아니라 개인의 행복실현과도 비례하지 않는다.

둘째, 명문대학 위주의 대학이나 학과의 서열화 지양해야 한다. 개인의 개성과 잠재적 능력보다는 국·영·수·사·과 등 몇몇 교과의 암기위주의 표준화된 성적으로 대학을 결정하게 해 대학서열화를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직업 만족도를 낮게 한다.

셋째, 학생부(수시)전형이 도입됐으나 이를 작성하는 교사와 활용하는 대학 측의 불공정성이 문제로 대두돼 수능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공정성에 대한 정의도 명확해야 한다. 공정함이란 계량적 성적과 잠재력을 포함한 능력에 맞도록 평가받아야 하며, 특히 능력을 형성하는 과정에 장애가 있는 소수자에 대한 배려, 지리적,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넷째, 대입전형제도의 복잡성이다. 개성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화는 필요하지만 대학이 무늬만 다른 복잡한 제도로 과대 포장하는 것은 부적정하다.

다섯째, 자사고, 특목고 등이 학생의 개성실현의 목적보다 명문대 입시에 유리한 통로가 되어 새로운 고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다.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하여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

대입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추진과정의 문제도 있어 보인다. 먼저 대입전형 제도의 문제점을 충분히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고교의 교육내용, 대입전형 방법, 대학의 특성화와 철저한 학사관리, 정부부처는 물론 국민들이 동참해야 할 사항을 충분히 검토한 후 종합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수시와 정시의 비율이 문제가 아니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면 수능은 다이아몬드 전형이라는 자조적 평가도 있다. 학생생활종합기록부는 육아일지를 쓰듯이 교사가 양심적, 정성적으로 기록해 내실성과 공정성을 확보해 줘야 하고, 더 근본적으로 교육과정에서 학생의 역량신장 과정을 잘 서술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마다 취미와 잘 할 수 있는 재능이 다른데 몇가지 암기과목으로 경쟁적 서열화를 하니 모두가 어려운 것이다.

수능 시험도 연간 2차례 이상 실시해 원하는 시기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고, 수시전형 합격 후에도 고교 교육이 정상화되도록 교육프로그램을 보완해 수시로 인한 교육파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대학도 입시전형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대입제도만 개선한다고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성공의 핵심은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의 주체들이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고 잘 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교사는 학생의 재능계발에 최선을 다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학생 맞춤형 능력신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부모와의 잦은 대화와 소통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서로 믿고 협력하지 않으면 어떤 제도라도 성공할 수 없다.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 시스템을 설계하도록 지혜를 모으자.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