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 입장 발표
대전장총 황경아 회장 단식농성 풀어

대전시가 5일 발표한 허태정 시장 명의의 ‘대전 장애인 및 가족에게 드리는 글’ 전문. 최 일 기자
대전시 이미자 장애인복지과장(오른쪽)이 5일 시청 앞에서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황경아 회장의 단식 농성장 앞에서 김현기 사무처장에게 지역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에게 드리는 허태정 시장의 글을 전달하고 있다. 최 일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자신의 장애등급 불법 취득 논란과 관련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관련기사-황경아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단식 돌입 왜]

허 시장은 장애등급 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며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대전장총) 황경아 회장이 단식투쟁에 돌입한 지 3일째인 5일 ‘대전 장애인 및 가족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 “선거과정에서 제기됐던 장애인 등록(오른쪽 엄지발가락 일부 절단으로 2002년 손가락에 적용되는 6급 1호 장애등급 취득) 문제에 대해 (시장 취임 전인 지난달 28일) 대전장총 관계자들과 만나 답변을 하는 과정에 미흡함이 있었다”면서 “그동안 장애등급 문제로 인해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해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애등급이 현행 법령 기준에 맞지 않아 이미(지난달 29일 유성구 노은1동 주민센터에) 자진 반납했다”라고 덧붙였다.

장애인특보 임명 요구와 관련해선 “여러 논의 과정이 필요한 만큼 2개월간 정책자문위원회를 거쳐 신중하게 검토한 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황 회장은 건강 악화로 이날 오전 9시경 서구 정림동 대청병원으로 긴급 후송됐고, 허 시장의 국회 방문 일정으로 사과 내용 등이 담긴 허 시장 명의의 문건은 이미자 장애인복지과장이 시청 앞 단식농성장을 찾아 대전장총 임원진들 앞에서 낭독하고 김현기 사무처장에 전달했다.
김 처장은 “황 회장의 단식 농성은 일단 풀기로 했다. 그렇지만 허 시장이 지난달 28일 간담회 때도 그랬고, 이번 입장문에서도 2002년 장애등급 취득에 대해선 ‘부끄럽지 않다’, ‘떳떳하다’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 장애인특보 임명 등 향후 상황에 따라 다시 투쟁에 돌입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2002년과 현재 장애등급 판정 기준은 다르지 않다”라며 허 시장의 장애등급 취득이 위법적이었음을 사실상 인정했고, ‘6급 1호 장애인으로서 허 시장이 16년간 누린 각종 혜택에 대해선 어떤 조치가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장애인 등록이 취소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과거의 금전적 이득 등을 환수하는 조치는 법적으로 근거규정이 없다”라고 답변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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