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市 인사 개입 의혹 나돌자
與 대전시당 “누군가 말 만들어” 발끈

민선 7기 대전시정에 미칠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서구을)의 영향력은 지대할 수밖에 없다. 집행부와 의회 모두 박 의원이 입맛(?)에 맞는 인사들이 수장을 맡았기 때문으로, 8·25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직에 도전할 그의 ‘전위조직’과 같은 모양새가 됐다.

중앙당 수석대변인이자 대전시당 위원장으로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기록적인 압승을 진두지휘한 박 의원은 당내 시장 후보 경선에서부터 자신의 측근(전문학 전 시의원)을 캠프 중책에 배치시키며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던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의 시장 당선을 일궈냈다.

또 제8대 대전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자신의 후원회장인 김종천 의원(서구5), 제1부의장에 자신의 지역사무소 본부장으로 활동해 온 윤용대 의원(서구4)을 앉히며, 4명의 자당 대전지역 국회의원 중 2018년 7월 현재 가장 ‘잘 나가는’ 현역 의원은 바로 박범계임을 과시했다.

20대 국회 전·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잇따라 낙마한 박병석(서구갑), 시장 후보 경선에서 꼴찌로 체면을 구긴 이상민(유성을) 의원은 각각 5선, 4선 국회의원임에도 재선인 박 의원에게 확연히 밀리는 형국이 됐다. 초선인 조승래 의원(유성갑)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추문 이후 몰락한 친안(친안희정)계에서 벗어나 지방선거 정국에 친박(친박범계)계로 자리매김을 하며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박 의원의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도 유일하게 배석해 확실한 우군임을 드러냈다.

재선 국회의원에서 일약 당 대표 후보군에 포함된 그의 이런 막강한 힘은 여권 내 권력 균형을 해체 크고 작은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는데, 최근에는 대전시 인사 개입 의혹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민주당 대전시당은 “누군가 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시당은 지난 6일 ‘대전시정과 관련 아니면 말고 식의 말을 누군가 만들고 있다!’라는 제하의 대변인 논평을 내고 “새로운 지방정부 출범으로 인사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박범계 시당 위원장이 상왕(上王)적 위치에서 인사를 간섭한다’라는 시중의 떠도는 ‘상왕정치 상왕인사’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전시 인사 간섭은 있을 수도 없고 관여할 생각도 없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분명한 입장이다. 당정협의도 개편될 후임 시당 위원장을 중심으로 할 것이다. 시당의 모든 역량은 ‘새로운 시작, 대전’에 맞춰져 있다. 부패한 기득권을 유지시키고 가느다란 반사이익만을 생각하는 지도자와 정당에는 희망도 미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스스로를 경계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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