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지자체나 인구 문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책을 세운다고 세우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이다. 벌써 수십 년간 국가적으로 수십 조 원의 돈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증가하기는커녕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국가도 민족도 사라질 판이다.

하지만 아무리 간절하게 호소하고 당근을 제공해도 젊은이들은 좀처럼 아기 낳을 생각을 안 한다. 심지어는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은 하되 아이를 낳지 않고 살겠다는 비율만 점차 높아간다. 정부는 몸이 달아 어쩔 줄 모르지만 국민들은 심각성을 외면한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중년층의 의식도 바뀌었다. 결혼을 앞둔 자녀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부모는 없어 보인다. 하나나 둘만 낳으라고 말 하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말고 살라는 부모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러니 인구가 증가세로 반전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구의 증감은 자연적 증감과 사회적 증감이 있다. 자연적 증감은 출생과 사망으로 인한 인구의 변화이고, 사회적 증감은 거주지 이전을 통한 국지적 인구의 변화이다. 양자가 모두 문제시 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자연적 증감에서 비롯된다. 낳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뜻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취임 전부터 ‘아이 낳기 좋은 충남 만들기’를 기치로 내걸고 충남을 전국 지자체 중 가장 선도적인 출산증가 지차체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출산장려책에 도정운영의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역민들의 양 지사가 인구증가에 방점을 두고 도정을 이끌겠다는 것에 대해 방향을 잘 잡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갖는다. 정부가 10년 넘게 수십 조 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도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지방정부가 얼마나 성과를 내겠느냐는 시각이다.

대전과 세종, 충북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후유증이 곧 현실화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인구문제에 대한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그래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출산 장려와 인구 유입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고 있다.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종전처럼 돈을 주고, 각공 혜택을 부여하는 데 초점을 둔 정책으로는 인구 문제 해결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의식을 바꾸어 스스로 출산의 필요성을 인지하도록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사탕으로 달래야할 유치원생이 있고, 장난감으로 달래야 할 초등학생이 있다. 월등히 성장해 있는 상대를 달래며 사탕과 장난감으로만 유인하는 것은 비웃음만 살 뿐이다. 젊은이들이 생각을 바꾸고 아이 낳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의식을 바꿔주는 정책이 개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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