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소통하는 교실
친구에 감사장 쓰기 우정 ‘쑥쑥’
선생님께 상장드리기 행사 눈길
일상 속 실천 통해 소통법 배워

느리울중에서 꿈 끼 주간에 열리는 친구사랑 사진전. 대전느리울중 제공

지음(知音). 뜻을 그대로 풀면 ‘소리를 잘 알아 듣는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일상에선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을 비유하는 말로 흔하게 사용된다. 서로의 영혼을 바라보고 이해했던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처럼 꼭 필요한 친구, 존중하는 친구, 세상에 도움이 되는 친구들이 징검다리를 만들어가는 곳이 있다. 대전느리울중학교(교장 양미연)의 ‘느리울 징검다리 지음프로그램’을 들여다본다.

느리울중에서는 징검다리 지음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다. 징, 검, 다, 리 등 4개 주제로 펼치는 활동은 지행합일(知行合一) 친구사랑 운동으로 시작한다. 디딤돌 활동으로 교과와 연계한 지행합일 친구사랑 운동은 인성교육이 중심이다. 우정보고서, 친구 감사장 만들기, 플라스틱 친구사랑 제품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친구의 의미, 친구 간 지켜야 할 예의, 청소년기에 중요한 우정에 참 의미를 알아가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중심이 돼 친구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학생회를 주축으로 연 2회 이상 친구사랑 캠페인을 전개하고 친구 칭찬하기, 친구사랑 프로젝트 홍보 등에 나서고 있다. 어버이날 감사 문자 보내기, 화장실 요정 제도, 친구사랑 사진전 등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실시하는 행사들인데 특히 선생님께 상장 드리기 행사가 눈길을 끈다.

학생들의 톡톡 튀는 개성이 돋보이는 상장 드리기 행사에서는 국어, 과학 담당 선생님께 서희상, 이암상, 핵심콕콕상을, 영양사 선생님께는 미슐랭 2스타상을 수여하는데 부모님, 친구뿐만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감사할 줄 아는 갖자고 시행했던 취지가 이제는 학생들을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 사물놀이, 수학사랑반, 배드민턴반 등 자율동아리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자아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 배려의 인성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소질과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느리울중에 찾아든 기분 좋은 변화다.

학생들의 변화에는 선생님들의 솔선수범이 큰 몫을 했다. 매일 아침 선생님들은 등굣길의 학생들과 반가운 인사로 시작했다. “어서와”, “좋은아침” 등 인사말은 간단하지만 학생들은 상쾌한 기분으로 교정에 들어선다. 학교 안에서도 선생님들의 노력은 멈추지 않는다.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이면 학생과 교사가 한 자리에서 공수 인사를 배우고 실습한다. 습관이 무섭다고 이제 학생들이 자연스레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인재들이 여기 있었다. 느리울중은 일상의 작은 실천을 통해 이내 지음의 관계라는 목표에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양 교장은 “느리울중에선 공감과 소통의 대화를 통해 아름답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성장해 세계 시민으로 본연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