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주춤한 사이 폭염 엄습
취약계층 보호대책 필요

11일 오후 4시를 기해 대전·세종·부여·공주에 폭염경보가 발효되고 충남 당진·계룡·예산·청양·금산·아산·청양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폭염의 기세가 커지는 가운데 온열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장마가 주춤한 사이 폭염이 확산하자 온열질환자 발생도 점점 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 40분 아산의 한 공장에서 30대 노동자가 탈진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올해 17건의 환자이송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세종에서는 아직 온열질환으로 이송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만큼 온열질환자 발생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야외작업장이나 쪽방촌, 공장 등 냉방시설이 없거나 열악한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는 “(노인들은) 혹한기보다 혹서기가 더 견디기 힘들다. 특히 노인성 질환을 가진 이들은 사망자 추이도 혹서기가 더 많다”며 “쪽방촌 사람들이 무더위에 건강을 해칠까 우려되지만 환경이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기요금 때문에 냉방기를 사용할 엄두도 못 내는 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 속에서 대전시쪽방상담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지난달 중순부터 쪽방촌에 얼음물과 쿨 용품 등을 제공하고 음식물이 상하지 않았나 점검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재정적, 물리적 한계 때문에 이 같은 방안들은 임시방편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무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열흘간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며 무더위와 오존 등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대전·충남소방본부는 혹서기 우려되는 온열·폭염 질환자 발생 예방을 위해 휴식과 수분 섭취 등을 당부했다.

소방 관계자는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밭에서 일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공장에서는 오전 10시와 오후 3시 사이엔 기온이 크게 오르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며 “온열환자나 폭염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공장 등에선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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