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SW 교육 의무화 … 일부선 사교육 고민
전문가 “일반 학원·학교 교육과정 달라 신중해야”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자는 취지로 올해부터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Software) 교육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했다. 교육과정을 시대 흐름에 맞게 손 본 것인데 일부에선 학부모들이 사교육을 고민하는 등 당초 의도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올해부터 중·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2015 개정 교과과정에 따라 SW 교육이 필수화되면서 관련 수업을 이수하고 있다. 1년에 34시간의 수업을 받아야 하고 내년부턴 초등학교 5~6학년도 연간 17시간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는다. 이미 해외 많은 나라들이 이를 경쟁적으로 도입, 정규 교과로 편입시켜 창의 인재 양성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이 같은 흐름에 발 맞추겠다는 정부의 의도에서다. 특히 그 중 초점은 IT 산업에서 필수언어로 대표되는 ‘코딩(Cording)’에 맞춰져 있다. 코딩은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인데 교육현장의 SW 교육에서 학생들이 핵심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일부에선 우려스러운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일단 학부모들은 용어 자체가 생소해 웬만한 관심 아니고선 도대체 내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배우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지애(40·대전 서구) 씨는 “처음에 아이가 ‘코팅’을 배운다기에 학교에서 별 걸 다 가르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코딩이었다”며 “가뜩이나 앞으로 입시가 슬슬 걱정되는데 이미 학부모들 사이 선행학습을 고민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걱정했다.

김 씨의 근심처럼 곧 다가올 방학을 맞은 지역 학원가에는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상도 중·고생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다양하다. SW 교육 의무화가 사교육 시장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는 셈이다. 지역의 한 컴퓨터학원 관계자는 “학교 교과과정 의무시간이 짧다보니 ‘내 아이는 뒤처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가 작용한 탓 아니겠냐”며 “학원에선 공교육의 연장선이 아니라 컴퓨터 관련 전공 내용을 교육하는데도 방학이 다가오면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정부의 SW 교육 강화 정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맞물려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창의적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맞춰져있는 만큼 학부모들 사이에 퍼지는 걱정은 불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SW 교육이 시작된 지 1년이 되지 않았고 어떤 정책이든 초기 시행착오를 겪는만큼 섣부르게 판단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지역의 한 교육계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결국 사람인데 그런 측면에서 SW 교육은 창조적 역할을 수행할 인재를 길러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공교육 현장 코딩 교육들은 흥미 유발 위주이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일반 학원의 교육과 다르고 오히려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어 사교육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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