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혁신교육 소명 부여받아
기초 다진 4년, 목표 완성의 4년
주입·암기식 벗고 맞춤형 교육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이다. 그러나 그에게 교육의 의미는 사람의 변화에만 있지 않다. 우리 교육이 앞으로 삶을 위해 무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보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을지에 갇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현실에서 여기에만 만족할 수 없어서다. ‘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을 위한 그의 목표는 그래서 더 간절할 수밖에 없다. 세종의 미래이자 우리 교육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재선 임기 4년의 페달을 다시 힘껏 밟기 시작한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을 만났다. 편집자

◆다시 신발 끈을 조여매고
4년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 세종 시민들은 그에게 미래 사회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학교를 구현해 변화와 혁신이 살아 숨 쉬는 교육을 완성하라는 소명을 부여했다. 그는 지역민의 열망이 담긴 이 지상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두 눈을 다시 학교로 돌렸다.

“더 잘하라는 시민들의 명령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시민들이 최교진 개인에게 투표한 것이 아니라 지난 4년 세종 교육공동체의 방향과 노력을 인정해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운동 기간 시민에게 드렸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따끔한 격려와 질책, 그리고 세종교육을 향한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어떤 일을 하던 그에 따른 평가는 자연스레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는 지난 4년의 공(功)은 더욱 키우고 과(過)는 지혜롭게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젊음의 꿈이 펼쳐지고 폭넓은 지성을 닦는 학교, 현실에 필요한 전문성을 배울 수 있는 학생과 꾸준히 공부하는 교사. 그것이 그가 꿈꾸는 세종 교육의 미래다. 걸어온 4년이 ‘새로운 학교’를 위한 발버둥이었다면 그가 앞으로 걸어갈 4년은 아이들의 미래를 여는 질 높은 양분을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첫 번째 임기 4년은 기본에 충실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창의성이 발휘되는 민주적 공동체를 만드는 데 전력하면서 학교 혁신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이제 새로운 4년에는 시민과 약속한 ‘아이들의 미래’를 목표로 삼고자 합니다. 미래형 인재를 길러내고 혁신과 미래, 책임이 있는 교육을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과거 암기,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새로운 학력을 높이고 교육과정을 폭넓게 운용할 생각입니다.”

◆세종교육의 사명(使命)…“교육의 틀을 바꿔라”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단순히 제한된 교과 지식만을 외우는 게 더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 최근 학생들이 자신의 특성을 살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 삶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길잡이가 돼 줄 맞춤형 교육에 이목이 집중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철 지난 암기, 단순한 문제 풀이 능력으로 대변되는 낡은 교육 방식으로 더는 아이들의 미래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꺼내든 카드가 캠퍼스형 고교 신설, 제2특성화고 설립, 공동 교육과정 확대다. 학생들의 폭넓은 배움을 위해 학교 울타리를 더 넓게 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여러 학교에서 다양한 과정을 개설하고 소속 학교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게 캠퍼스형 교육과정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는데 이를 확장해 캠퍼스형 고교를 추진할 생각입니다. 2022년까지 3개 특성을 가진 고교의 문을 열어 아예 대학교처럼 시설도 함께 쓰고 수업도 다양하게 들을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또 이와 맞물려 오는 2020년 현재 1개교인 특성화고를 전기제어 등 4개 분야의 미래 전문가를 양성할 제2특성화고로 확대하고 국가주도산업 성장 여건에 따라 제3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설립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 누구에게나 공평한 교육복지
불평등과 양극화 극복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난제 중 하나다. 교육에 있어서도 이는 쉽게 간과할 수 없는 과제다. 그래서 그는 공교육비를 줄여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나갈 생각이다. 이미 고등학교까지 시행 중인 무상 급식 이외에도 교복과 교육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 현장체험학습비 지원 등 ‘공교육비 제로’ 시대를 열겠다는 것인데 당장의 고비는 있겠으나 멀리 내다보면 의미 있는 발걸음임에 분명하다.

“수업료, 현장학습비, 교복을 전면 지원하는 2022년이 되면 연간 28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세종시와 반씩 부담하면 140억 원 정도 들게 됩니다. 지금 구체적으로 이행계획을 검토 중이고 당장 시행은 무리가 있겠으나 예산 조정이 원만하게 되면 단계적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와 맞물려 세종행복교육지원센터를 설립, 무상교육뿐만 아니라 체험학습, 자유학기제, 방과 후 활동 등을 통합해 지원하는 방안도 단계를 밟아 나갈 예정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그는 교육가족과 학생을 맨 우선순위에 놓고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지만 어찌 걱정거리가 없을 수 있을까. 밝은 미래에 대한 부푼 꿈만큼이나 진정 ‘행복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 시대를 열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건 미래 세종을 짊어지고 갈 유아들을 위한 교육의 질 제고다. 특히 세종에선 가까운 거리에 유치원을 두고도 입학에 탈락해 멀리 대전이나 공주까지 보내는 경우가 많다. 세종으로 전입해 올 젊은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방과후 과정 확대, 과밀학급 해소 등을 통한 새로운 유아교육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방과후 과정 대상 확대는 이미 여러 번 약속한 것처럼 돌봄이 필요한 유아들이 소외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교육을 펼쳐나가려는 것입니다. 우리 교육청에선 유치원 신설 등을 통한 유아 수용은 물론 학급당 정원 기준도 현재 25명에서 2020년 3월부턴 22명으로 조정, 질 높은 교육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2019년 숲 유치원 개원을 비롯해 권역별 유아 놀이센터 설치 등 세종형 선진 유아교육 모델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종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과대학교, 불합리한 통학구역 문제도 그가 중심이 돼 풀어나가야 할 세종 교육의 숙제다. 그 해법으로 선거과정에서 그는 교육 자치권 확보와 아름동 학교 신설을 약속했다.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인 만큼 그는 이 문제를 공약 이행을 위해 발족한 ‘세종교육혁신기획단’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이 문제는 최우선 이행 공약의 하나입니다. 조만간 전문가와 시민으로 구성된 과대학교대책위원회가 M9블럭 학교 설립 재추진 등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와 맞물려서 교육청 차원에서 교육부를 설득해 학교 신설권 이관 등 계획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생각합니다. 특히 세종시특별법을 개정해 제주도처럼 교육과정 편성이나 인사 등에서 특례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시민과 더불어, 내일이 행복한 세종교육
그가 늘 강조해 온 말이 있다. 혁신하는 교육, 미래가 있는 교육, 책임을 지는 교육. 그동안 추진해왔던 학교혁신, 교육혁신을 잇고 아이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교육, 학생들이 누려야 할 돌봄과 배움의 권리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누리게 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상징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그의 혼자만의 생각에 머무른다면 진정으로 바라는 새로운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은 올 수 없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가능한 일이다.

“시민과 함께 아이들의 미래를 열고 싶습니다. 교육은 학생과 학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입니다. 세종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새 길을 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시민의 도움없인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참여와 소통으로 그 길을 여는 데 동참을 당부드립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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