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컴백’ 박수현 / 충남지사 예비후보 사퇴 4개월만에 차관급 임명

지난 13일 국회의장 비서실장에 임명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왼쪽)이 지난 13일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의장으로부터 비서실장 임명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공주 출신인 박수현(53) 전 청와대 대변인이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정치 무대에 다시 섰다.

지난 13일 국회 본희의에서 선출된 제20대 후반기 문희상 국회의장은 차관급인 비서실장에 박 전 대변인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임명장을 받자마자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예방해 인사하고 문 의장과의 상견례 자리를 조율한 박 신임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대변인에서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보직이 변경됐음을 신고한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 사퇴(3월 14일) 후 4개월 만의 컴백을 알렸다.

그러면서 “새벽밥을 해 주신 어머님께 출근 인사를 드리고 집을 나서는 마음이 만가지였다. 동네 입구에는 주민들이 새벽부터 봉사활동에 한창이었다. 이런 국민을 위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첫 출근길이었다. 문재인 정부 2년차, 국회가 법률로 뒷받침할 일들이 너무 많고 중요하다. 문 의장께서 ‘첫째도 협치, 둘째도 협치, 셋째도 협치다. 협치를 통해 민생이 꽃피는 국회의 계절이 돼야만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의장님을 보좌하며 협치를 통한 품격국회, 생산국회가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비서실장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첫 대변인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하며 민주당의 유력한 민선 7기 충남지사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 2월 대변인직에서 물러나 도지사 예비후보로 표밭을 갈던 중 안희정 전 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이 폭로된 직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여파에 따른 여성 문제가 불거지며 출마를 포기하는 아픔을 맛봤다.

박 비서실장이 청와대 대변인 시절 문 대통령의 의중을 국민들에게 전달했다면, 이젠 입법부 수장의 의중을 정치권과 청와대로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점잖은 성품이지만 토론과 비판에 강한 외유내강형 인사인 박 비서실장은 야권 정치인들로부터도 호평을 받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한편, 문 의장은 1급인 정무수석비서관에 이기우 전 의원, 정책수석비서관에 윤창환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대변인에 이계성 한국일보 논설고문을 각각 임명했고, 유인태 전 의원을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과 유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으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는데, 사무총장은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를 거쳐 본회의 승인을 받은 후 임명할 수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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