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초복은 7월 17일(음력 6월 5일), 중복은 7월 27일(음력 6월 15일), 말복은 8월 16일(음력 7월 6일)이다.

▲ 삼복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삼복의 처음인 초복(初伏)은 하지(夏至)가 지난 뒤 세 번째 경일(庚日)로 하고 중복(仲伏)은 초복이 지난 뒤 첫번재 경일(庚日)로 하고 말복(末伏)은 입추(立秋)가 지난 뒤 첫 번째 경일(庚日)로 정한다. 음력과 간지(干支)가 있는 달력을 놓고 따져보기로 한다. ① 초복은 하지로부터 세 번째 드는 경일이라 했다. 올해 하지는 6월 21일, 하지로부터 세 번째 드는 경일은 음력 6월 5일(양력 7월 17일), 간지는 경술(庚戌)로서 이날이 초복이 된다. ② 중복은 초복 이후 첫 번째 드는 경일이라 했다. 초복 이후 첫 번째 경일은 음력 6월 15일(양력 7월 27일), 간지는 경신(庚申)으로서 이날이 중복이 된다. ③ 말복은 입추가 지난 뒤 첫 번째 드는 경일이라 했다. 올해 입추는 8월 7일이고 입추 이후 첫 번째 드는 경일은 음력 7월 6일(양력 8월 16일)이다. 간지는 경진(庚辰)으로서 이날이 말복이 된다.

▲ 삼복(三伏)을 정할 때 왜 경일(庚日)로 했으며 또한 숨을 복(伏) 자를 썼는가.

① 경일(庚日)에서 경(庚)은 오행에서 ‘금’(金)에 해당하고 삼복의 뜨거운 여름은 오행(五行)에서 화(火)에 해당된다. 그러면 ‘금’(金)과 ‘화’(火)의 관계를 살펴보기로 한다. 화극금(火剋金)이다. 즉 ‘火는 金을 극(剋)한다.’ 하였다. 불(火)이 쇠(金)를 녹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화(火)의 기운이 강렬한 한여름날의 쇠(金)는 불(火) 기운에 녹아 없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그 쇠(金)가 화(火)기운에 녹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땅속에 숨겨 두어야 한다. 그래서 숨을 복(伏) 자를 써서 한여름의 쇠(金)를 보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삼복(三伏)이란 ‘하지’부터 ‘입추’ 바로 후까지의 3번의 경일(庚日)마다 차례대로 숨을 복(伏) 자를 써서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이라 하여 金을 숨겨서 火의 기운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야만 그 金을 金의 계절인 가을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 복날에 개고기를 먹는 것은….

부족해진 금(金)기운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개’는 오행에서 금(金)에 속한다. 화(火)의 기운이 극성한 복날에 금(金)의 기운이 쇠퇴하여 지기 때문에 금(金)의 기운이 왕성한 개고기를 먹음으로써 부족해진 금(金)의 기운을 보충하고자 하는 이치가 또한 담겨 있는 것이다.

▲ 삼복의 풍속은 지금부터 2600여 년 전 중국의 진나라 때부터 시작되었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춘추시대 진나라 덕공 2년(기원전 676년)에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이때 성(城)안 사대문에서 개를 잡아 해충의 피해를 막았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개 잡는 일이 곧 복날의 옛 행사요, ‘개장’이 삼복의 가장 좋은 음식이 된 것이다.’

▲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복날의 날씨가 벼를 잘 자라게 한다. 그래서 복중(伏中)에는 벼가 매일 한 살씩 먹는다 할 정도로 키가 쑥쑥 자란다. 벼의 나이가 한 살 되는 초복 날에는 떡과 전을 장만하여 논에 가지고 가서 벼농사가 잘되도록 복제(伏祭)를 지내기도 한다. 벼는 줄기마다 마디가 셋 있는데 복날마다 한 마디씩 생기며 그것이 벼의 나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벼 마디가 셋이 될 때인 말복이 지나야 이삭이 패게 되는 것이다.

▲ 한라산 꼭대기에 있는 백록담(白鹿潭)은 ‘흰 사슴 연못’이라는 뜻이다. 매년 복날이 되면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이곳 연못에서 목욕을 했는데 그 때마다 한라산 산신령들은 자리를 피해주어야 했다. 그런데 어느날 한 산신령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있다가 선녀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게 되었다. 놀란 선녀들이 옥황상제에게 일러 바쳤고 옥황상제는 노하여 그 산신령을 흰 사슴으로 변하게 하였다. 그래서 매년 복날이 되면 흰 사슴 한 마리가 슬피 울며 이곳을 배회하였다 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백록담이라는 것이다.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