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퇴계 이황 선생의 가사를 바탕으로 작곡한 노래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500여 년 전 퇴계 이황이 쓴 가사에 곡을 붙여 ‘The way they’ve gone’(그분들이 가신 길)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퇴계가 스승과 공부에 대해 여섯 줄의 한글 가사를 남기면서 노래로 불러 달라고 주문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이 가사를 노래로 만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정확하게는 453년 만에 완성된 노래다. 히포크라테스와 나이팅게일처럼, 학문의 분야마다 큰 스승님들이 있고, 한국인들은 퇴계와 율곡 선생을 지갑 속에 소중히 모시고 다니면서 우리 삶의 큰 스승님으로 여기고 있다. 그분들이 지극정성으로 걸어가신 그 삶의 길을 지극정성으로 뒤따르겠다는 마음가짐을 퇴계는 이 가사를 통해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히포크라테스 철학과 성리학을 융합해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는 한 걸음 걸어라’는 책을 저술하다가 퇴계의 뜻을 받들기 위해 작곡했고 지난 5월 12일 경북 안동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에서 도산서원참공부모임 회원들에게 처음 공개했다. 조용한 묵상용 노래와 합창용 노래 등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었다. 젊은이들이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주변의 도움을 받아 영어 가사로도 완성했고 내달 중 충남대 의과대학 밴드 동아리인 코머스(Comus)의 정기 연주회를 통해 록 버전 음악으로도 발표할 예정이다. 앞으로 국악버전, 성악버전 등으로도 확대해 나아갈 계획이다.

이근필 퇴계 16대 종손은 “김 교수의 노래를 통해 퇴계 선생의 소망을 풀게 되어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김 교수는 경북 안동 ‘내앞마을’ 청계(靑溪) 할아버님(1500~1580)의 16대손이자 퇴계(退溪) 할아버님(1501~1570)의 16대손이다.

‘육곡지이:기삼(六曲之二:其三)’

“古人(고인, 옛사람)도 날 ? 보고
나도 古人 몯 뵈.
古人를 몯 봐도
녀던 길 알피 잇니.
년던 길 알피 잇거든
아니 녀고 엇뎔고.“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