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무상교육 내년부터 실시
인성 함양·민주시민교육 주력
아산지역 고교평준화 안착 온힘

전교조 출신으로 충남교육의 지휘봉을 다시 잡은 김지철 교육감은 교육가족이 인정하는 ‘혁신의 아이콘’이다. 지난 4년간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교육현장을 가히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탓이다. 그가 재선 취임식에서 내놓은 일성도 ‘혁신’이다. ‘무상교육 실현’과 ‘미래교육 강화’라는 정책기조 안에서 혁신의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물론 밑바탕에는 ‘학생중심 교육’이라는 확고한 그만의 교육 철학이 깔려 있다. 혁신을 기치로 한 충남교육이 앞으로 4년간 어떤 항해일지를 쓸지 자못 궁금하다.

- 취임식에서 재선 임기를 ‘혁신 충남교육 2기’로 규정했다. 1기와 비교할 때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인가

“‘혁신 충남교육 2기’는 더 청렴한 충남교육, 더 미래지향적인 충남교육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1기의 성과는 이어받되 ‘무상교육 실현’과 ‘미래교육 강화’라는 큰 틀에서 혁신의 속도를 더욱 높일 것이다. 앞으로 4년간 교육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수업은 더욱 즐거워질 것이고, 선생님들의 업무는 더욱 경감될 것이다. 직원들의 복지와 자긍심도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 지난 선거 기간 보수와 진보로 교육계가 분할된 느낌이다. 화합을 위해 잠재적 반대 세력이라 볼 수 있는 보수진영도 끌어안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교육에서 학생을 중심에 두고 정책을 펼치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보수와 진보라는 2분법적 사고로 우려를 보내기도 하지만 그건 우려일 뿐이다. 혁신을 바라지 않거나 두려워하는 일부의 시각이다. 이제 그런 의견을 가진 분들도 변화와 혁신의 대열에 동참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정책에 참여시키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도민감사관이나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 오로지 아이들만 바라보고 화합과 탕평의 정신으로 충남교육을 이끌겠다.”

- 평소 공교육 정상화를 강조했다. ‘혁신 충남교육 2기’에는 이를 위한 어떤 정책들이 추진되는가.

“도민들이 재선교육감 자리를 허락해 주신 것은 촛불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아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충남교육 혁신과제를 더욱 힘차게 완성해달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무상교육을 중심으로 로드맵이 작성되고 있어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다. 충남형 혁신학교인 행복나눔학교 2기 운영이나 진로진학 강화, 민주시민교육, 미래인재 교육 등 다른 정책들은 지난 달 출범한 미래교육기획단을 통해 8월까지 구체화하겠다.”

- 핵심공약으로 중학교 무상교복, 고교 무상급식, 고교 무상교육 등 이른바 3대 무상교육 정책을 내세웠다. 시행하려면 상당한 예산이 수반돼 재정 압박을 우려하고 있는데.

“3대 무상교육을 빠르면 내년부터 실시할 계획인데 현재로서는 낙관하고 있다. 3대 무상교육에 소요되는 예산은 1074억 원 정도이다. 그중 758억 원 정도가 이미 지원되고 있어 무상교복에 57억 원, 무상급식에 44억 원, 무상교육은 일단 3학년만 실시할 경우 215억 원 등 316억 원 정도만 추가로 확보하면 된다. 특히, 무상교육 예산은 정부에서도 2020년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자체 도입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시장·군수들이 무상교육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추후 충청남도와 시장·군수 연석회의를 통해 예산 분담 등을 구체화할 것이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미래 인재 육성이 과제다. 이를 위한 충남만의 특색 있는 교육은 무엇인가

“미래 교육의 핵심은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교육을 필요로 한다. 현재 충남교육청에서는 미래인재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포항공대와 코딩교육 선도 교원을 양성해 컴퓨팅 사고 코딩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에 홍성여고 유휴시설에 충남소프트웨어교육체험센터가 입주하고, 전국 최초로 EBS 스마트 캠퍼스를 유치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 공간에서는 교사들에게 미래교육에 필요한 첨단 기술교육, 메이커 교육 등이 실시될 것이다.”

- 1기에 시행한 고교평준화가 안착되고 있다고는 하나 학력 상향평준화에 대해 아직도 부정적 견해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교평준화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는데 무리는 없겠는가.

“천안지역 평준화 이후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만족도가 높다는 것은 학교 교육과정과 대학 진학 등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평준화에 대한 학력 논쟁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 아산지역 고교평준화에 대한 타당성 연구 용역이 10월 중에 완료된다. 향후 여론조사를 통해 65%가 찬성하면 조례에 따라 아산지역 평준화를 추진할 것이다. 구체적인 일정과 방침은 조사결과에 따라 발표하겠다.”

- 충남도의회가 폐지된 인권조례를 조만간 복원할 계획이어서 답보 상태에 놓인 학교인권조례 제정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조례 제정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반대 의견을 풀어낼 방안이 있는가.

“학교인권조례는 학생의 인권, 교사의 교권을 아우르는 조례이다. 조례제정은 도민들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져야 의미가 있는 만큼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앞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통해 추진하겠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도의회의 지형도가 바뀌었으므로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는 별개로 앞으로 민주시민교육센터 설립, 인권옹호관 배치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학생인권이 보장되는 학교현장을 만들 계획이다.”

- 그동안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했고 임기 중 관련 조직도 만들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과 교육 방향은 무엇인가.

“민주시민교육은 학생의 합리적인 판단능력 향상과 주체적인 참여의식을 확대해 자율과 책임, 참여와 실천, 소통과 공감하는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하는 활동이다.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차별 없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생의 학교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난 4년간 민주시민교육에 힘을 기울여왔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공감과 소통의 인성함양, 세계시민교육 등을 포함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한 민주시민교육에 주력할 생각이다.”

- 충남도의회의 지형이 바뀌면서 교육 혁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대의회 관계를 어떻게 형성해 나갈 것인가

“기본적으로 대의회 관계에는 변화가 없다. 지속적이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발전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민주당이 소수이던 지난 임기동안에도 나름대로 협력 체제를 구축하며 잘해왔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 도의회의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더 큰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 충남 교육가족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도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으로 다시 한 번 충남교육을 이끌게 됐다. 충남교육을 다시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한다는 엄중한 사명감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교육의 기회와 출발선은 평등해야 하고, 교육의 중심엔 학생이 놓여야 한다는 것이 교육철학이다.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에서 행복하게 배우고 저마다 꿈을 가꾸고 용기를 키우며 씩씩하게 자라나고, 국가와 사회에 소중히 쓰임 받을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반듯하게 키워내겠다.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도민과 교육공동체를 섬기며 힘차게 걸어가겠다.”

대담=이석호 내포취재본부장
정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전교조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충남교육의 지휘봉을 잡은 인물이다. 천안고, 공주대를 졸업하고 중등 영어교사로 출발한 그는 전교조 충남지부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현장 개혁에 앞장섰으며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천안·아산 환경운동연합 감사 등으로 활동했다. 2006년 충남도교육위원회 교육위원으로 선출돼 교육행정가로서 첫 발을 디딘 뒤 2014년 진보 인물로서는 처음으로 충남교육감에 당선됐다. 교육감 재직 기간 혁신적인 정책을 도입해 학생 중심의 교육현장을 만들었고 비리와 부패로 얼룩졌던 충남교육을 깨끗하게 바꾸는 등 큰 변화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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