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낯선 귀향’ 기획자 세르누쉬 미술관 학예연구사 마엘벨렉

프랑스 세르누쉬 미술관 학예연구사 마엘벨렉(Mael Bellec)이 이응노미술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선영 기자

이응노 화백 도불 60주년을 맞아 추진한 국제전 2017년 파리에서 이응노 회고전을 기획했던 세르누쉬 미술관 학예연구사 마엘벨렉(Mael Bellec)이 이응노미술관을 찾았다. 프랑스인, 낯선 이의 시선에서 본 이응노의 예술세계는 어떻게 해석될까. 이응노미술관은 이번 전시 주제 그대로 ‘낯선 외국인의 눈에는 이응노가 어떻게 보일까’라는 질문에서 전시를 기획했다.

프랑스에서 이응노 회고전을 기획한 바 있던 마엘벨렉은 전시를 통해 이 질문에 충실하게 답한다.

벨렉은 “프랑스에서 이응노 전시를 기획했지만 이번 전시는 청중(관객)들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기획할 수 없었다”며 “프랑스에서는 이응노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는 이응노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을 거라고 전제를 두고 시작했다. 이응노는 독창적이고 다양하게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새로운 느낌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전시를 소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가 흥미로운 데는 예술가의 정치적 이념을 드러내는데 한계가 있던 전시의 틀에서 벗어났다는 데 있다. 마엘벨렉은 예술가 이응노를 정치적으로 한정짓지 않고,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에 의미를 두고, 그의 예술세계를 풀이했다.

그는 “전시를 할 때 작가의 예술세계를 다양한 관점으로 보여주려고 노력을 하는데 이응노는 한국의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한국 작가인가 프랑스 작가인가 사람들이 궁금해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며 “이응노는 독특한 시대적 배경에 의해서 한국에서 핍박을 받는 고통을 받는 시간을 보낸 반면 프랑스는 작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는데, 작가에게 있어서 시대적 배경은 작품세계에서 떼려야 뗄 수 없다. 특히 그가 민주주의를 찾아가는 과정은 작가의 삶 자체가 현대미술사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신념을 드러냈다.

지난 2013년 업무협약을 맺고, 프랑스에서 한국에서 전시를 이어오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세르누쉬미술관에게 이응노가 특별한 만큼 학예사 벨렉에게도 이응노는 특별한 사람이다.

벨렉은 “이응노는 파리동양미술학교에서 작품 시연을 하면서 한국의 동양문화를 가르쳤는데,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아들 이융세 작가가 지금도 이어오고 있다”며 “1964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는 문화적인 연대가 있기 때문에 정말 특별한데다 한국에서 온 첫 번째 화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일찍 작품을 보여준 선구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시를 보는 관람객들이 프랑스 전시와는 달랐고, 이응노에 대해 궁금함을 갖길 바랐다. 벨렉은 “관객들이 전시를 보고 바로 평가를 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나중에 다시 언급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이응노에 대해 최대한 다양한 것을 담아냈는데 추후에 관객들이 궁금함이 생길 수 있는 전시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사진=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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