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실장, 중간고사 때도 시험지 빼낸 정황 ··· 해당 학교 전과목 재시험

 부산 시험지 유출 이어 진상 드러난 '광주 시험지 유출 사건' 

광주교육청 전경.

 

  15일 부산의 한 특목고 학생들이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그에 앞서 지난 2일 광주의 한 고교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시험지가 유출된 과목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5개가 아닌 9개 전 과목이며, 기말고사 시험지 뿐만 아니라 중간고사 때도 시험지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불구속 입건된 광주 모 고등학교 행정실장 A(58) 씨가 중간고사 때도 시험지를 학부모 B(52·여)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중간고사 때도 시험지 유출이 이뤄졌다고 보는 근거를 언론에 공개하기 어렵지만, B 씨를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출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의 관리 소홀도 확인됐다.
  학교 측은 시험지봉인 규정 등을 아예 지키지 않고 인쇄실 내부에 시험지 원안을 방치, A 씨가 손쉽게 복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출된 기말시험 과목은 애초 알려진 5개가 아닌 모든 과목(9개)인 것으로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에 해당 학교는 기존 시험을 무효로 하고 3학년 기말고사를 오는 19∼20일 다시 치르기로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6∼10일 치러진 기말고사에서 B 씨의 아들 C 군이 급우들에게 미리 알려준 문제가 실제로 출제되자 이에 의심을 품은 학생들이 학교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광주교육청 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 씨와 B 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하고 시험지 유출 경위와 추가 관련자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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