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착공 10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행복도시는 타 지자체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 중에서도 행복도시는 녹색도시, 푸른 숲을 가꾸기 위해 최첨단 수목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데 문제는 일부 ‘영혼 없는 직원’들의 발상에서 비롯된 허점이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인 가로수와 도시공원조경수 등의 고사와 무분별한 수목선별 등은 고질병에 가깝다.실제로 3-1생활권 C3-1 해피라움 상가와 접한 서쪽 공원은 현재 모서리  깨짐 등 상태가 불량한 블록을 재사용하고 있다. 울퉁불퉁한 바닥 등 경관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이 공원에 심어진 값싼 수종 등 볼품없는 나무와 특히 어린 은행나무가 주로 단조롭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구릿한 냄새로 기존의 은행나무조차 제거하고 다른 수종으로 대체하는 가로수를 도시공원수로 식재한 것은 상식이하의 수준이라는 평가다. 도시공간, 도시공원의 미학(美學)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6년 6월에 행복도시 내 곳곳에서 가로수가 집단 고사하는 현상이 일면서 행복청과 LH세종본부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진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LH가 감독하고 있는 각 생활권의 공원과 가로수에 식재된 소나무 밑 둥 아래 곳곳에 썩지 않은 고무밴드가 감싸 안은 채 발견됐다. 또한 벌겋게 녹슨 철사가 나무뿌리를 감싼 채 묶은 상태로 있었다.

조경전문가들은 나무 밑 둥을 동여맨 고무밴드와 철사를 제거하지 않은, 무책임하고 무리하게 식재한 공사를 탓했다.
물론 수종선택의 문제도 대두됐다. 그해 정부세종청사 가로수에 심은 고가의 ‘노각나무’등이 말라 죽었다. 원인진단 결과 가로수에 적합하지 않은데다 관리부실을 주요인으로 뽑았다. 강한 빛에 취약한 노각나무는 건조에 약한데다. 삼투암 작용 등 부적합한 수종이다. 이 나무 심는 예산만 4억 7000만 원이 들었다.

나무 고사의 원인은 복합적일 수 있어 정밀진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대한 정성을 들여 나무를 다루는 건 기본이다.
중요한 것은 적재적소에 알맞은 수종의 선택과 식재 이후 관리다. 현지의 환경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값비싼 ‘노각나무’를 심어 수억의 예산을 날린 LH의 선택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도시공간인 상가 도시공원에 생뚱맞은 ‘은행나무’와 피소, 엽소현상 등이 잘 발생하는 나무를 심어 되레 조잡한 공원을 조성하는 것 또한 납득하기가 어렵다.

본지 기자는 지난 12일 찜통더위, 땡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 도시공원과 인근 가로수 상황을 취재했다. 동행한 시민들의 불만과 비난은 상당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였는데도 불구하고 후진형 도시미학적 공간으로 조성된 도시공원, 이뿐이 아니다. 직원들 최소한의 사명감이나 책임감이 없으면 ‘행복도시’는커녕 ‘불행도시’로 전락될 수밖에 없다.

이쯤에서 당국은 특별조사를 벌여 모든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밝히고 드러난 부정에 대해서는 엄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 지역여론이다.

서중권 세종본부장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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