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반발로 장관 취임 14일만에 낙마 ··· 이후 친 한나라당 전향
최순실 게이트 때 박근혜정부 마지막 총리 지명됐다 일방 철회 수모

 한국당 비대위원장 김병준은 누구? ··· 盧 정권 장관 출신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참패로 난파한 자유한국당호를 정상화 시킬 임시선장으로 노무현정부 장관 출신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확정됐다.
  이로써 친박과 비박 간에 불거진 당 내분사태는 일단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비대위원 인선과 비대위 활동 과정에서 인적 청산 등을 놓고 언제든지 계파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있어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한국당은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를 열어 혁신비대위원장 선출안을 박수로 의결했다. 
  이로써 한국당의 개혁을 이끌 임시 수장으로 김 교수가 선출되면서 참여정부 인사인 김 교수가 어떻게 보수정당의 비대위원장이 됐는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교수는 노무현정부 대통령 정책실장 출신으로, 노무현정부에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임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자격시비가 벌어졌고, 두 딸의 외국어고 편법 편입 의혹까지 제기되자 취임 14일만에 사퇴했다. 
  이후 김 교수는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을 맡는 등 시민운동에 꾸준히 참여해 왔으나 친박계 싱크탱크인 '포럼 오늘과 내일'의 정책연구원을 맡으며 보수주의자로 전향했다.

  이같은 인연으로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정부가 최악의 위기에 몰린 2016년 11월 황교안 후임 국무총리 후보로 내정됐다. '박근혜정부가 위기에 몰리자 노무현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비난 속에 총리직 수락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과거 한나라당이 발목 잡았던 각종 의혹들이 고스란히 부메랑이 돼, 야당의 인사청문회 보이콧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로 작용했다. 결국 인사청문회 강행에 부담을 느낀 박근혜정권이 당사자의 수락 의사와 관계없이 지명을 6일만에 철회하면서 다시 한 번 체면을 구기게 됐다. 지명철회를 당한 후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가 날 다시 지명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히는 등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으나 그로부터 한 달 뒤 박근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총리직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이후 김 교수는 지난 6·13 지방선거 때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자유한국당과의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고, 결국 이번 혁신비대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정치권 복귀의 꿈을 이루게 됐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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