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던 태풍 ‘쁘라삐룬’은 비의 신이라는 뜻에 걸맞게 우리나라에 많은 비를 뿌렸다. 

남해안을 중심으로 시속 30㎞가 넘는 강풍과 함께 300㎜내외, 많은 곳엔 500㎜가 넘는 비가 내려 7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건물침수 및 도로유실 등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은 중심 부근 최대풍속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최대풍속이 초당 17m인 열대저기압 모두를 태풍이라고 칭한다. 

태풍은 적도에선 발생하지 않고 남·북위 5도 이상, 수온 27도 이상의 해면에서 발생하는데 초기엔 서북서진하면서 북상하다가 중위도 지역에선 편서풍을 타고 북동진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친다. 

평균적으로 한 해에 약 3개 정도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며 7~9월 사이 내습한 태풍 수가 전체의 약 90% 정도를 차지하지만 드물게 6월과 10월에도 내습하는 경우가 있다.  태풍은 매년 20개 이상 발생해 지구의 여러 곳에 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강도와 경로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양에서의 잠열온도가 상승하면서 수증기의 증발이 활발해지고 이에 태풍의 에너지원도 함께 증가해 강력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미국 국립기상연구소(NCAR) 연구팀이 저널 오브 클라이미트에 발표한 허리케인의 기후모델 시물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허리케인은 평균적으로 과거보다 시간당 평균 최대 풍속이 6% 정도 강해지고 시간당 평균 최대강수량도 24% 가량 높아졌다. 

또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태풍을 포함한 열대 저기압의 이동속도가 70년 전에 비해 10% 정도 느려졌으며 특히 한반도와 일본을 비롯한 북태평양 서쪽 지역의 경우 태풍 이동속도가 20% 가까이 느려졌다.  게다가 이러한 태풍이 육지에 상륙한 후엔 이동속도가 30% 가량 느려진 것으로 분석됐다. 

태풍의 바람세기는 위도별로 받는 태양에너지 차이로 결정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적도와 극 지역의 에너지 격차가 줄어들면서 점차 태풍의 이동속도가 줄어들게 된 셈이다.  증발하는 수증기량의 증가와 줄어든 태풍의 속도가 우리에게 더 많은 피해를 줄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태풍이 항상 우리에게 피해만 주는 것은 아니다. 

저위도 지방에서 축척된 대기 중의 에너지를 고위도 지방으로 운반해 지구상의 남북 온도 균형을 유지시켜주고 해수를 뒤섞어 순환시켜 바다 생태계를 활성화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태풍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주는 동시에 대기순환에선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다.  따라서 매년 발생하는 태풍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태풍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바뀌어가는 태풍의 모습에 따라 올바른 방재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기상청에선 2008년 서귀포시 남원읍에 국가태풍센터를 개소한 이후로 북서태평양 전역을 365일 24시간 감시함으로써 태풍 발생 가능성을 분석하고 태풍 발생 이후에는 실시간으로 태풍 진로 및 강도 등의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다.  또 태풍발생에 따른 대처요령까지도 함께 제공해 태풍으로 인한 피해예방에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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