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절의 새로운 방향 제시

라민 결실 세포에서 특정 DNA가 세포핵막으로부터 분리되는 모습. 연구재단 제공

DNA의 입체적인 형태를 제어하면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핵막단백질의 역할이 밝혀졌다.

17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순천향대 김영조 교수, 미국 카네기연구소 샤오빈 젱·이쉬안 젱 박사 국제공동연구팀은 핵막 단백질인 라민이 유전체 3차 구조를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과정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몰레큘라 셀 온라인판으로 공개됐으며 오는 9월 6일에 출간될 예정이다.

DNA는 단단히 꼬이고 접혀져 있다가 필요한 부분을 느슨하게 펴 유전정보를 발현한다.
타고난 DNA 염기서열의 이상과 관계없이 후천적으로라도 DNA의 3차원 입체구조에 문제가 생기면 유전정보 발현 양상이 달라지면서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유전체 3차 구조 연구는 그 역사가 10년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초기단계다.
연구팀은 세포의 핵막에 존재하는 라민이 DNA의 특정 부위가 팽창하거나 핵막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억제해 3차 구조 형성과 유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라민이 없는 세포에선 DNA 특정 부위의 3차 구조가 변형될 수 있다.
그러면 해당 부위의 유전자들은 비정상적으로 발현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조로증을 비롯해 라민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약 20가지 유전성 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향후 노화와 퇴행성 질환에서의 라민과 유전체 3차 구조의 역할을 규명하고 이를 토대로 기존과 전혀 다른 신개념 바이오마커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