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가을야구 이상 위한 조건 

연합뉴스

- 승패마진 +15, 가을야구 안정권,  전반기 2위도 '기적',

- 방망이 살아나고, 선발·불펜 체력관리 관건, 돌아올 선수들의 활약도

한화이글스는 전반기를 2위로 마무리했다. 100% 전력으로 운영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성적은 기적이라 할 수 있다. 

89경기 52승 37패, 승률 0.584. 2위. 전반기 한화의 성적이다. 승패 마진 +15를 얻어내며  1992년 빙그레 이글스 시절 이후 2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남은 경기는 55경기. 승패 마진을 감안한다면 55경기중 20경기를 승리해야 승률 5할이 된다. 물론 단순 계산이다. 

한화는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용덕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장종훈 수석코치와 송진우 투수 코치 등 프랜차이즈 출신의 레전드 지도자들이 합류했지만, 야구 전문가들은 '감독 교체가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뚜껑을 열자 9개 구단이 가장 무서워하는 팀으로 바뀌었다. 한화는 전반기 거둔 52승 중 31승이 역전승이었다. 한화야구는 끝까지 봐야 제맛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3~4점은 한 회에 뒤집을 수 있다고들 하지만, 한화는 6~7점의 차이도 한점씩 좁히다가 9회에 역전을 거두는, 한화팬으로서는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경기를 한다. 팬 층이 두터워지는 것도 승리보다 재미있는 경기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화의 전반기 2위를 기적이라한 것은 방망이와 관련된 기록 때문이다. 팀타율은 9위(0.272). 팀홈런 8위(85개), 팀타점 9위(395개), 팀득점권타율 7위(0.276), 팀OPS(출루율+장타율) 9위(0.750), 안타 8위, 득점 9위 등 등으로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바닥을 찍고 있다.

그럼에도 2위를 수성한 것은 선발과 불펜진의 활약 때문이다. 샘슨을 필두로 휠러, 윤규진, 김재영, 김민우 등이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메웠고, 서균, 안영명, 이태양, 송은범, 김범수 등이 적재적소에 투입돼 제몫을 하고 있다. 1~3점차 경기의 마무리는 정우람이 확실히 막아줘 전반기 전체 경기 중 1점차 승리가 가장 많았다. 여기에 복덩이 호잉은 화룡정점이다.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한화는 승부수까지 띄웠다. 제이슨 휠러를 웨이버 공시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데이비드 헤일을 영입했다. 전반기 일정이 마감된 직후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한화가 11년만에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새롭게 영입된 데이비드 헤일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 했던 우완 투수로 140km후반의 속구와 체인지업이 주무기로 알려졌다. 55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10경기를 던진다고 가정해 책정한 50만 달러의 계약금은 기대치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우선 방망이가 터져줘야 한다. 한화의 승리공식은 적재적소에 터지는안타와 홈런, 막강 불펜, 특급마무리 순이었다. 타격지표가 하위권을 맴돌고 있기 때문에 끌어올려야 한다. 막강한 불펜이 버티고 있다고는 하지만 144경기 모두 잘할 수는 없다. 빅이닝을 만들어 불펜이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즌 내내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불펜, 여기에 서균과 박상원 등의 젊은 선수들은 풀타임 경기가 처음이어서 회복과 부상 등의 철저한 관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기대감을 키우는 것은 또 있다. 돌아올 선수들이 있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2군에 있는 정근우가 있고, 지난해 불펜을 책임져 준 권혁, 박정진, 송창식 등 정확한 시점은 확실하진 않지만 시즌 내 복귀할 가능성이 없진 않다. 한화이글스의 후반기 돌풍을 지켜보자.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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