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 번째로 빨리 끝난 장마에 이은 폭염 / 티베트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에 영향 / 향후 10여 일동안 낮 기온 33도 유지

올해 여름 장마가 역대 두 번째로 빨리 끝난 자리에서 때 이른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확대·강화되는 등 더위로 인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전국 곳곳에선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장마전선은 지난 10일 북한 지역으로 북상하고 평년 장마 종료 기간인 7월 말까지도 비 소식이 없어 장마가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선 것은 지난 5일부터다. 이어 지난 9일까지 최고기온 21~27도를 보이면서 잠시 주춤하더니 지난 10일 31.6도를 시작으로 연일 33도가 넘는 맹렬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35도가 넘는 최고기온과 함께 최저기온도 25도를 넘어서면서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예년과 다른 갑작스런 무더위는 짧은 장마 기간과 연결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장마 시기는 6월 24일부터 7월 25일까지 약 한 달이다. 하지만 올해 장마는 6월 26일부터 7월 10일까지로 평년의 절반인 15일 만에 끝났다.

이는 1973년 6월 25일부터 6월 30일까지의 6일에 이어 역대 2위다. 일반적으로 장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까지 세력을 확장,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면서 종료되지만 올해는 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평년보다 뜨겁게 달아오른 서쪽 티베트고원의 더운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 한반도 주변에 가득차 장마전선의 남하를 막으면서 예년과는 다른 이른 무더위가 찾아왔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티베트에서 온 고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에 힘을 보태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찜통더위는 앞으로 10여 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내달 초까지도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은 한 달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대전·세종·충남 최저기온은 23~24도, 최고기온은 33~35도를 보여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예보다. 이에 더해 당분간 더위를 식혀줄 비 소식이 없어 평년보다 더욱 뜨거운 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로 맑은 날이 많겠지만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21~23도·최고기온 29~32도)보다 높은 반면 강수량은 평년(4~14㎜)보다 적겠다”며 “낮 평균기온이 33도,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들면서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겠고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 무더위가 장기간 지속되는만큼 온열질환자 발생과 농·축·수산물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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