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관리 핵심 학교시험 ‘구멍’
교사, 학생·학부모 서로 다른 근심
대전교육청, 사고 발생 방지 총력

여름방학을 앞둔 교실이 뒤숭숭하다. 광주와 부산 등 학교 현장에서 기말고사 도중 시험지가 유출되며 교육현장이 격랑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도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이 씁쓸함에 뒤엉킨 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교육당국은 유사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 역력하다.

학교에서 실시되는 시험은 학생들의 내신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학입시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대입전형에 정시와 수시가 있더라도 결국 최종 합격을 좌우하는 건 내신을 제대로 관리했느냐에 따라 좌우될 수 있어서다. 그런 와중에 지역에서도 광주와 부산에서 터진 교내 시험지 유출 사고를 놓고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 불안한 심리가 읽히고 있다.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안 모 씨는 “갈수록 대학입시가 어려워지는 게 현실에서 아이들마저 학업에 목을 매는 게 요즘 시대에 내신 성적 중요한 것을 학교도 알 텐데 이렇게 관리가 소홀한 것을 보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며 “지역에서도 사고가 나지 않았을 뿐이지 관리가 소홀하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닌지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해야 하는 교사들로서는 시험지 유출 파문이 썩 달갑지만은 않다.

일벌백계(一罰百戒)의 필요성엔 동감하나 가뜩이나 사기가 저하된 교사들에게 또 하나의 저자세 요인이 될 것을 우려해서다.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 박 모 씨는 “이전에 있었던 학교도 그랬고, 현재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시험지와 관련한 보안은 잘 지키고 있는 편”이라며 “일부에서 벌어진 일이 자칫 교육현장 전체에서 암암리에 일상화 된 것처럼 확대되는 건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시험지 유출 파문을 주시하는 건 교사와 학생, 학부모뿐만이 아니다. 직접적인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대전시교육청도 마찬가지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은 매해 일선학교로 시험지 보안 등의 내용이 담긴 학업성적 관리 매뉴얼을 배포해오고 있는데 관련 수칙 준수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에선 매 학년 초가 되면 학교별 평가부장 집합연수를 통해 일선에서 제기되는 정기고사 문제들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하는 등 공정한 시험 운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도 공문을 통해 현재 학교마다 이행하는 학업성적 관리 매뉴얼 준수를 철저하게 지킬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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