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복잡한 걸 싫어하는 사람은 미리 갔다 왔을 수도 있지만 역시 여름휴가는 7말 8초에 가야 여름휴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알차게 보내고자 휴가 계획을 세웠거나 짜고 있을 사람이 많을 것이다. 휴가계획을 짤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게 바로 ‘어디로 가야 하나’이다. 목적지에 따라 경비와 일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물 맑은 동해도 좋고 갯벌이 많은 서해나 섬이 많은 남해까지…. 선택지는 다양하지만 충청권을 휴가지로 정하는 이는 거의 없다. 마땅히 놀 곳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대청호엔 놀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대청호로하스 가족공원 워터캠핑장’이 가장 대표적이다. 대청호반을 바라보며 캠핑하는 아름다운 분위기에 취해볼 수 있다. 대청호의 캠핑장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같이 가요. 대청호오백리길’이 소개한다.

대청호오백리길의 시작인 1구간. 이곳엔 대청호오백리길의 모든 구간 중 금강로하스공원을 시작으로 워터캠핑장 등 콘텐츠가 가장 가득한 곳이다. 특히 워터캠핑장은 충청권의 캠핑족에겐 성지와 같은 곳이다.

캠핑을 처음 하는 초보는 물론 제법 캠핑 좀 한다는 이들이 비박의 베이스캠프로 삼기 때문이다. 캠핑족은 물론 초보자를 위한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캠핑은 물론 글램핑과 카라반도 설치됐다. 캠핑의 ‘C'를 몰라도 이곳에선 분위기를 먼저 익힐 수 있다. 그리고 그 분위기를 느꼈다면 당신도 이젠 캠핑족이라 자부해도 된다.

◆ 캠핑의 초보부터 캠핑 고수까지
워터캠핑장은 대전 대덕구 대청로424번길 200일원에 위치했다. 대전에서 외곽버스 72·73·77번을 타고도 갈 수 있다. 워터캥핑장은 3만 7678㎡의 부지에 오토캠핑장 40면, 카라반 5면, 글램핑장 5면 등이 있다. 텐트를 설치할 줄도 모르는 캠핑 초보라면 오토캠핑장과 카라반을 이용하면 된다. 오토캠핑장은 텐트는 물론 캠핑도구까지 있어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직접 텐트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초보가 이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용 요금은 오토캠핑장의 경우 2만 7000~3만 2000원이고 사이트 면적은 10㎡이다. 피크닉테이블과 평상 1개를 무료로 같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요금은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글램핑장은 12만~18만 원 수준이다. 퀸사이즈침대와 화장실, 욕실이 구비됐고 TV는 물론 에어컨과 냉장고, 싱크대, 주방 캠핑용품 일체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다.

카라반은 럭셔리형 3면과 커플형 2면으로 구성됐다. 럭셔리형은 19만~27만 원으로 퀸사이즈침대와 2인용 침대 변환 테이블, 복층침대, 화장실, 욕실, TV, 에어컨, 냉장고,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주방기구 일체 등이 구비됐다. 커플형은 14만~20만 원으로 럭셔리형에서 퀸사이즈침대를 제외한 패키지가 갖춰졌다. 오토캠핑장, 글랭핌, 카라반 상관없이 바비큐 공연장, 수영장·풋살장·어린이놀이터 등을 즐길 수 있다.

‘같이 가요. 대청호오백리길’팀은 텐트를 설치할 줄 아는 인재가 포진하지 않았기에 무리를 해서 카라반을 신청했다. 웬만한 도구들은 카라반에 모두 준비돼 바비큐용 고기와 술, 그리고 간단한 부식거리만을 사들고 캠핑의 첫걸음을 뗐다. 대청호오백리길의 시작인 곳에 위치한 만큼 이곳에서 캠핑을 통한 1박 2일은 도시생활에 지친 일상을 충분히 치유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하다.

짧은 장마로 무더위와 불볕더위가 이어지지만 캠핑장엔 선선한 호수바람이 대청호의 신선한 물내음을 퍼뜨리며 캠핑족을 맞이한다. 캠핑 사이트간 거리가 제법 있고 중앙광장이 넓어 상당히 쾌적하다. 오토캠핑장을 신청했다면 텐트를 설치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겠지만 시간을 아낀 만큼 캠핑장 자체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캠핑을 시작하기 전 간단히 부대시설을 확인할 겸 한 바퀴 둘러보는 걸 추천한다.

길어진 낮으로 아직 해가 대청호 위에서 붉은 빛을 내뿜지만 뉘엿뉘엿 조금씩 대청호 너머로 사라지며 저녁식사 시간이 다가옴을 알린다.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해는 더 이상 모습을 내밀지 않고 사라진다. 하늘엔 달과 별의 불이 켜지고 대청호는 이들을 얼굴에 찍어 바른다. 주변이 점차 낮과는 다른 모습을 변해가는 모습에 한창을 넋 놓고 바라보지만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캠핑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바비큐를 위해 숯과 불판을 준비한 뒤 곧바로 고기를 화로 위에 올린다. 생고기가 불을 만나 쪼그라지면서 춤을 추며 매혹적인 갈색 빛으로 캠핑족을 유혹한다. 열이면 열, 회식 때마다 먹는다고 할 수 있는 고기지만 장소가 실내냐, 실외냐의 차이는 꽤 크다.

그리고 캠핑장을 집 삼아, 그리고 하늘을 지붕 삼아, 그리고 대청호를 벗 삼아 먹는 고기의 육질과 맛은 평상시와 같겠지만 캠핑에선 A++ 이상의 기분을 제공한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한 잔의 술은 도시생활에 찌들고 일주일간 업무로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진다. 7년을 버티고 보름간의 짧은 생에서 짝을 찾기 위해 열심히 울부짖는 여름매미의 소음도 이곳에선 인생사를 논하는 또 다른 술친구일 뿐이다. 시끄러운 풀벌레 소리가 사라진 새벽 즈음, 그곳엔 ‘같이 가요. 대청호오백리길’의 웃음소리만이 남는다.
 

◆ 캠핑이 끝나도 끝나지 않았다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바로 귀가는 금물이다.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과 연계한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 가장 가까이에선 캠핑장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전망대다.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해 대청호와 대청댐 등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우선 인근 금강로하스대청공원과 대청댐도 대표적인 즐길 곳이다.

로하스공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넓은 잔디광장에 홀로 우뚝 솟은 거대한 한 그루의 버드나무다. 흐드러지게 부는 호수바람에 날리는 버드나무 잎이 캠핑을 마치고 귀가하려는 캠핑족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 가녀린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흔들린다. 잔디광장의 끝자락에 위치한 암석식물원에서 거대한 바위와 자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고 서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데크길인 해피로드를 통해 대청호를 만나 볼 수 있다.

대청호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대청댐 역시 꼭 한 번 들러야 할 필수 코스다. 적지 않은 높이에서 굉장한 절경을 자랑하는 게 특징이다. 광활한 바다 같은,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같다. 탁 트인 시야로 업무에 지쳤던 눈의 피로가 날아간다. 뒤이어 끊임없이 출렁거리는 대청호의 움직임은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 간단한 분식거리를 파는 매점도 있어 캠핑 후 이곳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할 수 있다. 연인과 같이 왔다면 사랑의 자물쇠도 꼭 해보자.

1구간에서 만날 수 있는 보조여수로에선 제법 높은 곳에서 대청호를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간단한 먹을거리와 부채만 있다면 이곳에 있는 정자 위에서 제법 신선놀음까지 가능하다. 보조여수로를 지나 나타나는 이촌·강촌생태습지 등도 캠핑장과 연계한 대표적인 산책로다. 이촌마을은 미나리원 2800본과 물억새 등 21종 5만 2010본이 식재된 곳으로 반짝이는 대청호를 배경으로 적지 않은 억새가 대청호의 밑그림을 자처한다.

자연적인 모습으로 대청호를 꾸며주는 이촌마을은 반대편에 위치한 카페가 이질적인 다른 매력을 뽐낸다. 이촌마을을 지나면 새로운 짧은 숲길이 캠핑족을 맞이한다. 숲길에 들어서면 대청호를 1구간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다. 왼편에선 대청호의 움직임을 모두 육안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벤치와 정자가 다시 한 번 등장하며 쳐진 발걸음으로 지친 육체를 위로한다.

10분여의 짧은 산책을 마치면 이번엔 강촌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촌마을보단 작은 규모이지만 쉴 수 있는 정자가 설치돼 편안히 대청호를 바라보기 담백한 경관을 선물한다. 이곳은 대청호에서 가장 일출을 찍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새벽이면 물안개와 함께 대청호를 뚫고 오르는 붉은 태양이 장관이다.

글=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사진=노승환·정재인 기자
영상=정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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