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문화재연구소, 내부서 나온 인골 분석 결과 발표

익산 쌍릉 대왕릉에 묻힌 주인공이 백제 무왕일 가능성이 커졌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 4월 익산 쌍릉(대왕릉)에서 발견된 인골에서 남성 노년층의 신체 특징과 병리학적 소견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소가 102개의 조각으로 남아있던 인골을 분석한 결과 팔꿈치 뼈의 각도, 목말뼈의 크기, 넙다리뼈 무릎 부위의 너비가 남성일 확률이 높다. 넙다리뼈의 최대 길이를 추정·산출한 결과 키는 161㎝에서 최대 170.1㎝로 추정된다. 훨씬 후세대에 속하는 19세기 조선 시대 성인 남성의 평균 키가 161.1㎝인 것을 고려한다면 비교적 큰 키다. 삼국사기에서 묘사된 무왕은 ‘풍채가 훌륭하고 뜻이 호방하며 기상이 걸출하다’고 돼 있다.

나이는 최소 50대 이상의 60~70대 노년층으로 봐도 큰 무리가 없다. 목의 울대뼈가 있는 갑상연골에 골화가 상당히 진행됐고 골반뼈 결합면의 표면이 거칠다. 또 작은 구멍이 많이 관찰되며 불규칙한 결절이 있다.

남성 노년층에서 발병하는 등과 허리가 굳는 증상(광범위특발성뼈과다증), 다리와 무릎의 통증(정강뼈와 무릎뼈의 척추외골화)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옆구리 아래 골반뼈(엉덩뼈능선)에 숫자 1(?) 모양으로 골절됐다가 치유된 흔적이 있다. 어긋나지 않아 타격보다는 낙상 등의 원인 때문으로 판단된다. 치료기간이 3개월 정도 되므로 직접적인 사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가속 질량분석기(Accelerator Mass Spectrometer)를 이용한 정강뼈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보정연대가 서기 620~659년으로 산출돼 인골의 주인은 7세기 초중반의 어느 시점에 사망한 것을 알 수 있다.

600년에 즉위해 641년 사망했다는 무왕의 재임 기록으로 보아 10대나 20대에 즉위한 경우 무왕의 사망 나이가 남성 노년층으로 추정되는 쌍릉의 인골 추정 나이와 비슷하며 사망 시점이 7세기 초반부터 중반 즈음이라는 인골 분석 결과는 익산을 기반으로 성장해 같은 시기에 왕권을 확립한 백제 무왕의 무덤이라는 역사적 가능성을 한 걸음 더 보여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진행 중인 대왕릉 보완조사와 앞으로 진행할 소왕릉 조사·연구 등을 통해 익산 쌍릉의 성격과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아울러 추가적인 인골 심화연구, 백제 후기 왕릉급 고분의 구조와 특징 등에 대해 중장기 연구계획을 수립, 백제 왕도의 역사성 회복을 위해 지속·노력할 방침이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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