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직이던 샤이투자자 다시 고개 드나

대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하루 사이 100만 원 가까이 상승했다. 다른 암호화폐들도 줄줄이 상승곡선을 그리며 다시 한 번 암호화폐 시장이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정부규제 등으로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장기간 횡보를 이어왔던 상황에서 이번 상승은 연말 대세상장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감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18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BTC당 826만 1000원으로 전날(745만 2000원)보다 10.88% 상승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더리옴, 대시, 비트코인 캐시, 이오스 등 30여 개가 넘는 다른 화폐들 역시 모두 상승세다. 이 같은 상승은 최근 여러 호재가 연이어 쏟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먼저 골드만삭스와 블랙록 등의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 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미국 골드만삭스는 암호화폐에 긍정적인 데이비드 솔로몬 사장을 차기 CEO로 지목, 암호화폐 거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암호화폐 연구팀을 발족해 비트코인 실물투자에 나선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각국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인도, 일본, 러시아 등 G20 회원국들은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하는 조치를 밟아가는 흐름이다.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 같은 암호화폐 가치 급상승과 연이은 호재는 그간 숨죽이고 있던 ‘샤이투자자’들의 마음에 다시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암호화폐에 크게 투자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올해 초 암호화폐 시세가 급락하면서 현재까지 쉽사리 ‘암호화폐 판’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환급받으면 투자한 원금보다 한참 못미치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상승으로 ‘샤이투자자’들은 원금회복에 대한 희망감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직장인 백 모(30) 씨는 “올 초 급락 당시 매도시기를 놓친 이후로 원금에 대한 미련 때문에 여전히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시장 전망에 사실상 단념한 상황이었지만 최근 이어진 호재와 시세 상승에 작은 희망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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