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벤지포르노 등 디지털성범죄 다루며 양예원 사건 뭉뚱그려 포함시켜
추적 60분 '비공개 촬영회의 민낯' 양예원 일방 옹호 논란
KBS '추적 60분'이 스튜디오 실장의 투신 사망을 부른 '양예원 사건'을 다루면서 피해여성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다뤄 논란이 일 전망이다.
18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 추적 60분 '나는 당신의 야동이 아닙니다 - 디지털 성범죄'편에서는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다뤘다.
문제는 디지털 성범죄의 한 종류로 '비공개 촬영회'를 지목하면서 피해 여성들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내보냈다는 점이다.
경찰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이중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노출사진을 촬영했는지 여부는 양 씨의 주장과 스튜디오 실장 정 모(42) 씨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이다. 이미 공개된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양 씨의 주장과 맞지 않는 정황이 일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 씨는 자신이 가해자라는 일방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경찰과 언론이 자기 말을 믿지 않고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모델들의 말만 듣는다'는 유서를 남긴 채 지난 9일 한강에 투신, 나흘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스튜디오 실장 정 씨의 반론은 반영하지 않고 양 씨의 모습을 먼저 내보낸 뒤 다른 비공개 촬영해 피해자를 내세워 두 사건이 같은 사건인 것처럼 물타기하는 것은 방송의 공정성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페미니즘에 줄곧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언론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여론몰이로 여론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물론 성범죄에 있어서 여성이 절대적인 약자고, 성범죄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 외에 물증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 해도 엄연히 무고 가능성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양 측의 주장을 보다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