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전세가 0.02% 올라/유성은 세종 러시로 보합/서구 방학 이사수요 발생/0.09% 올라 전세가 견인

연일 하락세를 보이던 대전의 아파트 전세가가 15주 만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여전히 유성구의 전세수요는 세종으로 유출되고 있지만 서구에서 방학 이사수요가 발생한 데다 이른 가을 이사수요가 만나 거래가 활발해져 전세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대전의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0.02%다. 지난 4월 첫째 주 0.01%를 기록한 뒤 15주 만에 처음으로 가격이 올랐다. 여전히 적지 않은 전세수요는 세종으로 이주하고 있어 유성구에선 약보합을 기록 중이지만 서구에서 전세 거래가 활발해지며 전세가가 0.09%나 올랐다. 서구가 대전의 전세가를 견인한 것이다.

서구의 전세가가 오른 이유는 여름 방학을 맞아 가을 이사수요의 전초라 할 수 있는 방학 이사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게 원인이다. 서구는 전통적으로 학군이 좋고 학원이 몰려 있어 대전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둔산동과 인근 월평동 등은 인프라도 훌륭해 새 학기를 앞둔 시점엔 이사 수요가 대거 몰리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서구, 특히 둔산동과 월평동은 방학 시즌엔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 상승이 이뤄진다. 실제 학군이 좋은 서구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겨울방학인 12월과 1월, 2월, 여름방학인 7월과 8월에 크게 오른다. 특히 7월과 8월은 방학 이사수요와 좋은 물량을 선점하려는 가을 이사수요가 동시에 발생해 상승폭이 12월, 1월, 2월보다 큰 편이다.

본격적인 방학으로 늘어난 이사수요와 이른 가을 이사수요가 한꺼번에 발생해 서구를 중심으로 대전의 전세가가 오르긴 했지만 일시적인 상승일 것이란 예측이 주를 이룬다. 수요는 꾸준하지만 서구의 공급 물량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서구에 물량을 구하지 못한 전세 수요는 다른 지역으로 분산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세종의 전세가 폭락으로 적지 않은 전세 수요가 대전을 떠나 세종으로 이주한 사례를 볼 때 이들 역시 세종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대전의 전세가는 다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방학이 시작할 때부터 새 학기 전까지는 좋은 학군으로 자녀를 편입시키려는 전세 수요의 이동이 이뤄지는 시기다. 특히 교육열이 좋은 곳은 부촌이라는 인식까지 있어 수요가 많은데 공급량은 정해져 있어 가격 상승이 이뤄진다”며 “여름방학은 가을 이사수요와 겹쳐 가격 상승세가 겨울보다 더 크지만 가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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