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선출 보도에 박순자 과민 반응…왜?

홍문표 의원
박순자 위원장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 3선)이 보도자료를 뿌려서 그런지 몰라도 20대 국회 후반기 국토교통위원장에는 박순자 의원(경기 안산 단원을, 3선)이 선출된 것입니다. 홍 의원이 선출된 게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 박 의원이 민감합니다. 수정을 부탁드립니다.”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실에선 국회 본회의에서 국토교통위원장으로 선출된 다음날인 지난 17일 금강일보에 ‘홍 의원이 20대 국회 후반기 국토교통위원장에 선출됐다’라는 내용의 기사에 대한 수정을 요청해 왔다.

상임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로 선출되는데, 후반기 2년 임기의 상임위원장을 1년씩 ‘임기 쪼개기’ 식으로 한국당 내에서 신사협정(?)이 맺어져 첫 1년간 국토교통위원장은 박 의원이, 나머지 1년은 홍 의원이 위원장직을 맡기로 교통정리가 됐다. 이에 홍 의원 측은 1년 후 국토위원장직에 오르게 된 것을 ‘선출’이란 표현을 써 보도자료로 배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 측은 이번에 홍 의원이 선출된 게 아니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인데, 왜 이런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지난 2016년 20대 전반기 원 구성 당시에도 상임위원장 ‘임기 쪼개기’가 있었다.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자당 몫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놓고 권선동·여상규 의원이 각각 1년씩 나눠 맡기로 내부 정리를 한 바 있다. 그러나 법사위원장 첫 1년을 맡은 권 의원은 2016년 12월 바른정당으로 당적으로 옮기면서 문제가 됐다.

새누리당 내에서 교통정리가 된 ‘임기 쪼개기’가 권 의원의 바른정당 이적으로 어그러지며, 여 의원에게 법사위원장을 넘기지 않은 채 권 의원은 2년 임기를 채웠다. 법적인 문제가 아닌 내부 합의라는 점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참패로 극심한 내홍을 겪으면서 분당설 등으로 정계 개편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권 의원 사례와 같은 일이 언제든 재연될 소지가 있고, 이것이 박 위원장으로 하여금 홍 의원의 위원장 선출 보도에 발끈하게 만든 배경으로 해석된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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