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산학협력단장)

 

 

본격적인 여름철 휴가가 시작됐다. 장거리 운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본의 아니게 발생하는 타이어 손상으로 인해 교체가 필요한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 타이어 전문매장들도 6~8월이 성수기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타이어 교체가 많다는 뜻이다.

스페어타이어는 크게 두 번의 체질개선이 이루어졌다. 초기 스페어타이어는 차량 4바퀴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스펙의 타이어를 트렁크 아래 혹은 차체 하부에 장착시킨 형태였다. 차량의 바퀴와 동일한 크기와 규격이었기 때문에 타이어위치 교환 시 스페어타이어도 함께 로테이션으로 바꿔서 사용할 것을 권고해왔다.

문제는 구동바퀴와 동일한 스팩의 스페어타이어는 무게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중형 SUV의 경우 스페어타이어 무게가 23~24㎏ 정도로 10년 간 한 번도 사용을 안 하면서 싣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연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짐작이 간다.

그 다음에 등장한 것이 템퍼러리타이어다. 글자 그대로 ‘임시방편’ 타이어라는 뜻이다. 기존 타이어보다 사이즈가 작고 가벼워 대부분을 트렁크에 싣고 다닐 경우에도 연비에 영향을 덜 주도록 제작됐다. 문제는 사이즈가 작고 폭이 좁다 보니 교체 장착 후 차량이 정상적으로 주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른쪽에는 밑창이 두꺼운 운동화를 왼쪽에는 바닥이 얇은 슬리퍼를 신은 느낌이라면 이해가 쉽다. 일반도로에서도 차량이 뒤뚱거리고 소음과 진동이 심한데, 눈길에서는 코너에서 미끄러지면서 사고위험성마저 높아지게 된다. 결국 펑크 난 타이어를 템퍼러리타이어로 교체 후 바로 전문매장에 가서 펑크 난 타이어를 수리해 교체해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타이어모바일키드의 약자인 TMK라는 도구를 싣고 다닌다. 글자 그대로 타이어가 펑크 났을 때 에폭시 같이 찐득한 액체를 타이어 내부에 채우고 공기를 불어넣어 구멍을 막아주는 것이다. 운전 중 타이어 파손사고의 93% 가량이 트레드 부분 펑크고 7% 정도만 사이드월, 즉 옆면 손상이다. 옆면 손상의 경우는 100% 새 타이어로 교체해야 한다. 트레드면의 펑크는 우리가 일명 지렁이라고 부르는 펑크패치로 수리하면 큰 지장 없이 탈 수 있다. 물론 타이어 제조사에서는 타이어 수리 자체를 용인하지 않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7% 정도의 사고를 위해 그 무겁고 불편한 스페어타이어를 모든 차량들이 늘 싣고 다녀야만 하느냐는 의구심이 들게 된 것이다.

TMK는 매뉴얼대로 최대 10㎞ 정도만 저속으로 주행하고 정비소에서 정비하는 경우라면 대부분의 사고에 대처할 수 있다. 트레드 부분을 TMK로 수리한 후 지렁이로 보완한 경우 오히려 더욱 견고해져서 새 타이어 못지않게 내구성시험에서 견뎌주는 결과를 나타냈다. 문제는 옆면이나 숄더 부분을 수리하면 10~20분 미만에 터져서 매우 위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TMK로 수리 후 당장 문제가 없다고 계속 사용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바로 전문정비업체에 가서 펑크 난 부위를 수리하든지 혹은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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